경제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꽉 막혀 있던 대구·경북지역 인력시장에도 점차 숨통이 트이고 있다. 대구지역의 경우 각 기업체가 채용한 구인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4%나 증가했으며 경북지역도 44.3%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인 인력수급상황만으로 성급한 낙관을 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산업간 경기회복세의 격차가 너무 심하고 따라서 재활전망이나 의지도 일반화돼 있지 못하다. 한마디로 인력시장 전반을 북돋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자연히 인력시장의 재편이나 인력수급이 불균형적이고 거래량 역시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현재의 인력수요도 아파트건축 등 건설열기에 따른 일일인력이 태반이다. 그런 점에서 볼때 정상궤도로 진입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고 여겨지지만 그래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매우 클 것이 분명하다.
포항지역의 경우도 사정은 같지만, 심각한 문제점도 있다. 일일노동시장이 무허가 인력공급업체들로 인해 극심하게 교란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포항지역에는 일일 노동력을 각 기업체나 공사현장에 공급하는 인력소개소가 150여개나 난립돼 있는데 이중 시에 등록된 업체는 불과 5~6개에 불과하고, 무허가업체들이 불법을 일삼고 있다.
소개소가 받을 수 있는 정식소개료는 현행법상 10%지만 대다수 업소가 이를 지키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부 소개소들은 20% 혹은 그 이상의 폭리를 챙기는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
이들 무허가업소들의 횡포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일일 근로시장에 날품이라도 팔겠다고 나오는 근로자들 대다수가 생활이 너무 어려운 사람들이다.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한 수입인데 그것마저 착취한다면 참으로 용서할 수 없는 죄악이다.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는 지역경제에도 자칫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현재 처럼 이들 업소들이 특정 기업이나 공사현장에 대한 인력 공급을 독점하고 공급단가까지 마음대로 하향조절한다면 큰일이다.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이 만나야 시장질서가 바로 서고 정상적인 노동가격이 형성되는데, 이 상태로는 인력수급의 흐름이 심하게 왜곡될 수밖에 없다.
정작 가야할 곳에 인력이 가지못하는 편중현상에다 가수요현상까지 발생하게되면 일일노동자와 기업만 골탕을 먹는다. 포항시는 한시바삐 이들 무허가인력소개소의 횡포에 대한 실태파악과 함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감독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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