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들어 성주군청이 보여주고 있는 행정과정의 면면들은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해 11월에는 군청 앞이 환하게 틔었기 때문에 온갖 악재들이 몰려들어온다는 풍수지리를 믿고 군청앞의 좁은 편도1차선 도로중앙에 4천6백만원을 들여 소나무 5그루를 심었다.
당연히 경찰서, 우체국, 등기소 등 관청이 밀집해 있는 이 일대 교통이 극심한 혼잡으로 생몸살을 앓았고, 군청은 하는 수 없이 기존의 군청담장을 뒤로 물렸다. 움직이면 돈이 든다. 담장공사에 무려 6천여만이나 되는 생돈을 쏟아부었고, 그것도 모자라 조경 등 마무리 공사비용 3천500만원까지 추가로 투입할 태세다.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에 와서도 합리적이지 못한 속설에 행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군수가 구속된 것도, 군의 행정악재도 모두 군청의 視界가 너무 틔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웃을 일이다. 앞이 틔어 악재가 쏟아져 들어온다면 뒤를 터야 이치상 맞지않는가.
주민들에게 보다 더 투명하고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서 앞다투어 관청의 담장을 터고 있는 판에 도리어 성주군행정은 비상식적인 미신에 현혹돼 자신들의 모습이 안보이게 담장을 더 높이 쌓고 있다. 미신타파에 앞장서야할 행정관청이 도리어 그‘미신의 올가미’ 에 걸려 있다.
그동안은 어떻게 별일 없었는가. 하기야 행정이 폐쇄적이고 투명하지 못했으니까 그동안은 대문을 막아놓은 것이나 진배없었다고도 볼 수 있겠다. 궂은 일이 터질 때마다 담장을 허물텐가. 심지없이 마냥 흔들리기만 한다면 행정이 바른 자세로 자치를 꾸려나갈 수 있겠는가. 합리적인 행정, 과학적인 행정, 투명한 공개행정이 작금의 시대적 대세가 아닌가.
군수의 구속은 깨끗하고 소신있는 리더십이 결여된 군수자신의 함량미달 때문이다. 쓰레기민원 역시 행정력 부재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엉뚱한데서 찾고 있다는 것은 군청 자신이 자기반성은 커녕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나 같다. 성주郡政 스스로 원칙과 철학의 부재를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앞으로 나가야할 때 뒷걸음질치는 행정이 성주군청의 자화상이다. 지금의 퇴행적인 행정행태는 명백한 예산낭비고, 그 부담은 성주군민들이 떠안게 된다. 그대로 두어서는 성주군의 앞날이 험난할 것은 자명하다. 성주군민들이 나서서 성주군행정을 이성적으로 이끌 인물을 뽑는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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