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가 우리에게 준 최대의 선물은 ‘대한민국 국민의 애국심 회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대한민국을 그렇게 열렬히 연호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임이 그렇게 자랑스러웠던 적도 없었다. 월드컵정신도 영원히 이어가야 하겠지만, 또 하나 ‘나라꽃’에 대한 사랑도 더 꽃피워가야 하겠다.
무궁화는 신라시대부터 우리의 나라꽃이었다. 무궁화꽃 속에는 붉은 心이 있다. 꽃전체가 흰 순백의 무궁화는 예외지만 그외의 무궁화에는 모두 丹心이 있다. ‘나라사랑 일편단심’의 상징으로 가장 적절한 꽃이 무궁화이기 때문에 우리조상들은 무궁화를 나라꽃으로 삼았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의 압제밑에서 무궁화도 수난을 당했다. 한국 민족정신의 상징을 말살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무궁화중에서 품위 있는 품종은 모두 죽여버리고 볼품 없고 진딧물 많이 끼는 것들만 남겨놓았던 것이다. 그래서 ‘무궁화는 볼품 없고 벌레만 많고…’라는 소리를 들었다.
美國은 외교에 활용하기 위해 각국의 國花를 오래전부터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물론 우리의 국화 무궁화도 연구해서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무궁화연구단지를 조성하고 무궁화박물관도 만들었다고 한다. 북한은 목란을 ‘김일성화’라 해서 國花로 삼고 있는데, 그들은 목란연구단지를 수없이 조성해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國花에 너무 무관심하다. 무궁화박물관 하나 제대로 만들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한때 무궁화 심기운동을 국가적 차원에서 벌이기는 했지만, 그리 성공적인 것은 못됐다. 값싼 중국산을 대량 구입해 ‘실적채우기’에만 급급했을 뿐 우수품종을 골라 심지를 않았다. 우리나라의 제반 정책이 그렇지만 ‘무궁화정책’ 또한 內實 없는 것이 되고말았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무궁화박사는 성균관대학의 심경구교수이다. 그는 이미 신품종을 12가지나 개발했고, 최근에는 키가 작으면서도 진딧물에 강한 靑岩, 松岩 등 4품종을 다시 개발, 명명식을 가졌다.
무궁화는 24시간 피는 것이 상례지만, 심박사는 36시간 피는 품종도 개발한 바 있고, 화분에 심는 작은 품종과 가로수로 쓸만한 큰 품종도 육성했다. 이런 우수무궁화가 널리 보급됐으면 한다.
무궁화는 7월부터 9월까지 100일간이나 따가운 뙈약볕을 이기며 피는 여름꽃이다. 지금이 무궁화의 계절이다. 무궁화를 제대로 가꿔내는 식물원을 찾아가 무궁화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대~한민국’과 함께 나라꽃에 대한 애정도 새로이 쌓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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