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한국철강의 메카’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다.
특히 영일만 모래벌에서 기적을 일으키며 한국 경제의 도약을 견인한 ‘세계적인 철강도시’ 포항은 지금도 포항시민과 철강인들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런데 6월9일 4회째 맞는 ‘철의 날’행사에서는 포항의 존재가 아예 외면당하고 있다.
철의 날은 산업의 쌀인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6만여 철강인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철강협회와 국내 철강업체들이 우리나라의 현대식 용광로인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쇳물이 처음 쏟아져 나온 날인 6월9일로 지정’, 지난 99년부터 행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올해 철의 날 관련 행사는 모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만 열릴뿐 포항에선 아예 ‘철의 날’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배제됐다.
우선 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산자부장관과 이구택철강협회장을 비롯한 업계와 철강수요업계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회 철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에앞서 지난 4일에는 철강산업발전세미나가 역시 포스코센터에서 열렸고 5일에는 철강업계 임직원 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 도봉산에서 3번째로 철강가족 친선등반대회가 개최되는 등 행사가 잇따랐다.
뿐만아니라 지난달 30일에는 철의 날에 즈음해 포스코를 비롯한 INI스틸, 동국제강 등 국내 굴지의 철강사 CEO 들이 골프회동까지 갖는 등 철의 날에 관련된 푸짐한(?)행사가 준비됐지만 정작 철강도시 포항에선 고작 포항제철소 자체행사로 지난 8일, 1고로화입(火入) 30주년 행사가 열렸을 뿐이다.
철강사진 공모전도 서울 지하철역과 인터넷을 통해 전시되고 있을 뿐 철강의 본향인 포항에선 철강근로자들의 긍지를 느끼게 할 어떤 행사도 없다.
철강산업의 최대잔치가 벌써 4년째 치러지고 있지만 실제로 오늘날 세계정상의 한국 철강산업을 일궈낸 철강근로자들을 위한 행사는 아예 찾아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작 그 역사적인 생산현장인 포항에 대해서도 어떤 형태의 자축행사도 없다.
철강공단 근로자들은 “포항은 한국 철강의 역사인 포스코를 비롯 INI스틸 등 국내 철강 대기업이 모두 밀집해있고 3만여 철강관련 근로자들이 철강산업 발전을 위해 땀흘리고 있는 국내 최대 철강전문 공단인데도 행사에서 철저하게 배제돼 비애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이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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