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자 고향사람인 두 사람간의 개인감정 때문에 지역 경제계가 송두리 채 휘청거려서야 되겠습니까.”
“앞으로 절대 상공회비 안냅니다. 며칠전 의원총회에도 아예 안 갔습니다”
포항상의 한 상공의원의 분노섞인 한마디가 지금 포항상의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지난 3월31일 포항상의 제18대회장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감정싸움이 법정대결로 이어지더니 3개월째 상의 운영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지역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회장자리’에 대한 두 사람의 강한 애착이 지역 상공인들의 명예를 완전히 짓밟고 있으며 새로 선임돼 의욕에 찼던 상공의원들은 아예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정도다.
두 사람간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이제 상공회의소에 대한 상공의원은 물론 일반 회원들의 ‘불신감’은 분노로 바뀌고 급기야 공단지역에선 “탈퇴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무국 직원들도 이 같은 긴장감속에 숨을 죽인 채 눈치만 살피고 있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는 포항상의가 해체위기에 까지 몰리자 지난 24일, 긴급임시총회가 열렸지만 참석의원은 재적의원 49명가운데 132명만 참석했고 비공개로 열린 회의장에선 분기탱천한 상공의원들의 고함소리만 쏟아져 나왔다.
와중에 이무형회장과 이형팔의원 두 당사자는 그 자리에서도 서로 불편한 심기민 드러내 의원들로부터 퇴장조치까지 받았다. 이윽고 의원들의 불만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흥분한 한 의원은 도저히 부끄러워서 ‘상공의원’ 못하겠다며 전체 상공의원이 사퇴하고 상의를 해체하자고 목청을 높였고 다른 의원은 당사자인 두 사람을 상공의원에서 제명시키자고 주장했다.
급기야 상당수 회원업체는 회비납부를 거부하며 ‘해체론’과 ‘무용론’까지 오가는 현실에서 지금 포항상공회의소는 회의(懷疑)감만 넘치는 상공懷疑所로 전락했다.
한 때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경제인이었던 두 사람. 그들로부터 이제 더 늦기 전에 노욕만 앞세우지말고 지역을 위해서 용단과 선배의 참모습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이한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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