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의 실정이 계속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대통령을 잘 못 뽑은 것이 아니가하고 후회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떨어진 쪽인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수백억원이 뭉칫돈으로 약탈한 것이 드러나면서 마치 도둑의 소굴 같은 정당의 모습 앞에 분노를 넘어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이 죄 값을 치르는 것이 당연한데도 뻔뻔스럽게도 야당탄압운운하고 있으니 염치없는 사람들이다. 하기야 그 정당에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 정권에서 권력을 요리하고 그 단물을 빼먹은 ‘귀하’(?)들이 수두룩하니 죄의식이 없을지도 모른다.
노무현정권의 이른바 ‘386참모’들도 액수는 과거보다 적다고는 하나 해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미 양길승 최도술 안희정 이광재로 이어지는 노대통령의 최 측근이 모두 부패에 연루됐으니 뭐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랄 수 없게 됐다. 노무현캠프와 이회창캠프는 덜 먹고 더 먹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정치도덕성에서는 오십보 소백보이다. 젊음과 패기가 고작 그것인가? 국민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국민들의 눈에 피눈물을 흐르게 하지는 않고 있는지 국민들은 이 시간도 의아해하고 있다.
이 땅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소박한 꿈을 조롱하는 그들은 국민들에게는 모두 양상군자(?)들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단지 盧는 불량제품이고, 李는 썩은 제품이었다. 하나는 비린내나고, 다른 하나는 구린내 난다. 하나는 노략질했고, 다른 하나는 약탈했다. 하나는 뒤에서 기업의 간을 빼는 사기꾼 짓이고, 다른 하나는 앉아서 기업의 등을 치는 날 강도 짓이다. 재주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국민들은 한마디로 허탈하다. 박정희 전두환 권위주의 정권시대에는 독재의 칼 날 뒤에서 검은 돈이 오갔는데 6공헌법 아래 국민의 직선으로 뽑힌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정권하의 권력을 움켜진자들도 역시 동색이니... 시대가 바뀌어 조금이라도 나아져야할 김대중정권에서도 박지원은 청와대에서, 권노갑은 새천년민주당에서, 그리고 세 아들과 친인척들도 도둑질해먹기 경쟁하듯 한 영화 같은 ‘부패천국’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앉을 수만은 없다. 이제 정치권력층의 부패의 찌꺼기를 말끔히 청소하고 이 나라 정치는 다시 출발해야한다. 경제에는 다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암환자가 수술후유증이 두려워 수술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 밝혀낼 것인가가 문제이다. 이 문제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로 접근해야한다. 노태우 김영삼의 민자당-신한국당 10년의 시절은 새정치국민회의의 김대중의 정권으로 교체되어 심판 받았다. 그러나 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으로 이어지는 정치세력이 탄생시킨 김대중 노무현 권력의 칼날은 아직도 뿌리가 잔존하거나 시퍼렇게 살아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이기간에 벌어진 사건에 대해 국민은 궁금해한다.
우선 국민이 지금 알고싶은 것은 이 기간 중 대선과 총선자금, 대통령 당선축하금 세 가지이다. 대선의 경우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2002년 대선자금은 물론이고 세풍 안풍으로 불려지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의 불법 대선자금만 파헤치고 한쪽은 묻힌 1997년 대선의 승자의 자금이다. 또 2000년 16대총선자금이다. SK 손길승회장은 총선자금으로 한나당에게는 10억대를, 새천년민주당에게는 백억대를 줬다고 자기입으로 고백했다.
대권승자의 권력 뒤에 숨은 김대중대통령과 노무현당선축하금의 규모와 용처도 가려내야 한다. SK라는 한 기업이 비교적 깨끗한 노무현 당선자측의 한 측근에게 당선축하금 11억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지 않은가. 드러난 당선축하금은 빙산의 일각일뿐더러 그 죄질은 대선자금보다 훨씬 무겁다.
해결의 열쇠는 노대통령이 가지고 있다. 집권자로서 진솔한 고해성사를 하고 이 세 가지의 부패자금을 발본색원한다면 한국사회 부패의 근원을 도려낸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다. 노대통령 스스로 하지 않는다면 누가 나서 청소할 현대판 ‘홍길동’을 국민은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정 모
<미디어스피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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