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7살 먹은 신랑이 15살 먹은 색시를 아내로 삼았다고 합니다. 철부지 신랑은 매일 색시에게 “누룽지 긁어 줘, 업어 줘” 하면서 색시를 피곤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색시가 이러한 남편의 버릇을 고쳐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어느 날 시어머니가 멀리 외출을 하셨습니다. 색시는 이 기회가 잘된 기회라 생각하고 신랑을 번쩍 들어 지붕위로 던져버렸습니다. 그 때 뜻밖에도 시어머니가 일찍 들어와 지붕 위에 있는 아들을 보고 물었습니다.
“얘야 지붕에는 왜 올라갔니?”
시어머니의 질문에 색시는 무척 당황을 했습니다.
그 때 남편이 “여보 색시야 큰 박을 딸까, 작은 박을 딸까?”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색시는 얼른 그 뜻을 알아듣고 “기왕이면 큰 박을 따야지요”하고 둘러댔습니다. 색시는 꼬마 신랑을 철딱서니없는 아이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위기의 순간에 자신을 감싸줄줄 몰랐던 것입니다. 그 후부터 색시는 어린 신랑을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정성으로 섬겼다고 합니다.
부부간에는 친구처럼 지내면서도 이 꼬마 신랑처럼 ‘남편은 아내를 위해 따뜻함 마음을 배려할 줄 알아야 하며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한편 부부간에도 부드러운 마음이 필요합니다. 충고나 고치기를 바라는 점을 얘기하더라도 감정을 부드럽게 갖고 점진적으로 설득하고자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을 한 번에 변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입니다.
조금씩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의 배려를 갖는 것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상대방이 나에게 친절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내가 상대에게 얼마나 친절한가에 대해서는 마음을 쓰지 못합니다.
배우자가 책임있고 친절한 사람이길 바란다면 내가 먼저 친절한 사람,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배우자가 용기있는 사람이길 바란다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쩔쩔 매지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마음과 지혜를 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반드시 상대도 의연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부부가 함께 성장하고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부가 행복하려면 서로가 감정에 솔직해야 합니다. 나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을 지금보다 더 솔직하게 표현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은 살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됩니다. 살다보면 남편의 주장이나 직위가 바뀌기도 하고 건강과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있게 됩니다.
그럴때일수록 아내의 의연함이 필요합니다. 남편이 진급이 안된다고, 혹은 직장을 잃게 될까봐 불안해 하면서 전전긍긍하면 더 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대처할 힘도 용기도 잃게 됩니다. 어려움이 생길 때 함께 극복하는 지혜, 그것이 부부의 지혜요, 바람직한 삶의 방향인 것입니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다가갈 수 있는 좋은 목표를 가지도록 하십시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로가 격려하고 도와가는 모습이 바로 부부가 함께 성장하는 방법이요, 행복한 가정을 일구어 가는 방법인 것입니다.
운 붕(대성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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