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아 벼농사는 대풍을 맞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벼농사 농가에는 오히려 풍년이 문제이다. 농산물은 그 특성상 보관과 저장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풍년이 들었다고 해서 농산물 소비를 위해 하루 네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흉년은 농업인이 시장에 내다 팔 농작물이 부족하여 농가소득은 감소되므로 흉년은 흉년대로, 풍년은 풍년대로 우리 농가에는 이중고의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지금 농촌 가을 들녘은 황금 물결로 일렁이고 있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 우리 농업인은 일 년 동안 자식을 보살피듯 정성 들여 가꾸어 온 벼를 수확할 것이고 또한 그 수확물의 판로 개척을 위해 분주해 질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83.2kg으로 1993년 110.2kg보다 약 25% 감소하였다. 이 것은 밥 한 공기에 들어가는 쌀의 중량이 120~130g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국인 1인당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두 공기 분량에도 못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2~3년 간의 쌀 소비량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식단이 밀가루 음식과 같은 수입농산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1960년대 이후 경제발전과 더불어 국민소득이 증가하면서 우리 식단의 서구화는 우리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 우리의 질병구조의 변화와 식생활패턴의 변화는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동물성식품의 섭취증가로 인한 동물성 지방 및 콜레스테롤 섭취량의 증가와 만성퇴행성 질환의 발병률 증가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 쌀의 주요성분은 당질과 단백질 및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질은 78%이상이 전분으로 이는 체내에서 소화 흡수되어 혈당을 높여 주고 뇌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작용하여 ‘뇌의 활동’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침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이다. 또한 쌀밥의 전분은 우리 몸의 체중을 감소시키고 심장질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 받고 있다.
쌀은 지방함량이 낮아 (3식 기준 평균 하루 3g 섭취) 밀가루 중심의 식사보다 쌀 중심의 식사가 각종 성인병을 예방 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최근 우리 주위에는 쌀밥이 비만을 부추기며 성인병의 주범이라는 쌀에 대한 잘 못된 인식으로 아침밥을 굶는 가정이 약 35%대를 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의 쌀 소비량은 더욱 줄어 들게 되고 쌀 재고량은 높아 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에 따른 보관 및 저장 비용도 늘어 날 수 밖에 없다.
예전에는 집집마다 대청 마루 한 곳에 쌀을 가득 담아 두었던 뒤주를 가지고 있어 그 뒤주가 쌀 보관고로서의 역할을 하여 일부 보관 비용을 절감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제와서 다시 각 가정에 뒤주를 장만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요즈음은 소포장 단위의 쌀 포대가 잘 개발되어 운반 및 보관에도 편리해졌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추석에는 우리 쌀의 우수성을 알고 공산품 대신 ‘우리 쌀’ 한 포대의 선물로 농가의 시름을 함께 나누는 감사의 중추절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다.
최 학 대(농협구미교육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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