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은 비바람이 치는 밤부대경계상황을 살피기 위해 최전방 초소를 순찰했다.
“멈춰! 암호!” 어둠속에서 초병의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폴레옹은 위엄있는 목소리로 “나다” 했다. “나라니?” “나폴레옹이다. 경계임무 점검중이다. 지나가겠다” 그러나 보초는 그 말을 들은 체도 않고 “움직이면 쏜다!” 소리쳤다. “이봐 초병! 총사령관이야. 어서 통과시켜!” “그런소리말고 돌아가시오! 저의 직속상관 지시없이는 누구도 통과시키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읍니다.” “정말 안되겠나?” “네, 절대 안됩니다” 결국 나폴레옹은 돌아서고 말았다.
다음날 나폴레옹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그 초병을 불렀다. “간밤에 나를 통과시켜주지 않은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프랑스 국방을 맡은 군인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 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령관님을 통과 안시킨 것이 죄라면, 그에 대한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자네야말로 책임감 훌륭한 군인일세. 자네같은 군인이 있는 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걸세” 나폴레옹은 그를 두계급 특진시키고 훈장까지 내렸다.
군인의 임무는 첫째도 국방이고 둘째도 국방이다. 적의 침범을 한치라도 허용해서는 안되는 것이 군의 최대 최고의 책무다. 군이 정치논리에 흔들려 국방을 소홀히 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수 없다.
최근 북한 선박이 고의로 우리영해를 침범하고 북방한계선(NLL)을 넘나드는 도발적 행위를 보고도 우리군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을 두고 우려하는 소리가 높다.
조류에 밀려 떠내려간 그물을 건지기위해 북방한계선을 약간 넘은 우리어선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북한에 비하면 우리군의 대응은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 할만큼 태평이었다. 특히 영해침범이란 비상상황에서도 국방장관, 합참의장등 군수뇌부가 한가로이 골프를 즐긴 것은 우리군 지휘탑의 총체적 안보해이를 드러낸 꼴이 되었다.
철책선에 간첩이 나타나면 초병이 “쏠까요? 말까요? 묻게 되었다”는 말도 있다. 국방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우리군 수뇌부의 기강이 프랑스 초병 보다 못하단 말인가. 햇볕정책은 결코 무장해제가 아니니, 앉을 자리 봐가며 발 뻗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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