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은 장군의 자질을 ‘팔재지장’과 ‘팔폐지장’으로 나눴다. ‘팔재지장’엔 ①덕과 예로써 부하와 노고를 함께하는 ‘仁將’ ②왕성한 책임감을 가지고 장수로서 책임을 다하고 명예를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義將’ ③지위가 높은데도 거만하지 않고 승리해도 뽑내지 않는 ‘禮將’ ④지략이 뛰어난 ‘智將’ ⑤신상필벌이 엄격한 ‘信將’ ⑥진격할때는 선봉에, 후퇴할땐 후미를 맡는 ‘騎將’ ⑦항상 선두에 서며 어떤 강적을 만나도 기가 죽지 않는 ‘猛將’ ⑧몸이 날쌔고 실전에도 능한 ‘步將’이 있다. ‘팔재지장’을 통솔하는 장수중의 장수는 ‘大將’.
탐욕스러운 자, 자기보다 현명한 사람을 시기하는 자, 남을 잘 깎아내리는 자, 남의 잘못을 잘 지적하면서 자기잘못은 헤아리지 못하는 자, 우유부단한 자, 성질이 거친자, 비겁한 자, 교활하여 상하의 질서를 문란케 하는자, 이 여덟부류를 ‘팔폐지장’으로 지목했다.
또 공명은 장수의 도량에 따라 장수된 자의 그릇을 여섯가지로 분류했다. 간사한 사람을 가려낼줄 알고 위기를 미리 알아차리며 부하를 잘 통솔할줄 알면 ‘十人之將’.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군무에 열중하며 말도 가려서 신중히 하면 ‘百人之將’. 정직하고 용맹하여 전투욕이 왕성하면 ‘千人之將’. 겉으로 위엄이 넘치나 부하장병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장수는 ‘萬人之將’. 매일 자신을 반성하며 신의가 두텁고 어떤 사태에 직면해서도 마음을 흐트리지 않는 꿋꿋한 장수는 ‘十萬人之將’.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고 천문 지리 인사에 통달하며 천하의 정세를 통찰할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장수를 ‘天下之將’.
나폴레옹은 “한마리의 사자가 지휘하는 토끼의 군단이 백마리의 토끼가 지휘하는 사자의 군단보다 우수하다” 했다. 병사 한사람 한사람이 아무리 우수해도 군령이 바로 서지 않고 지휘계통이 흔들리면 결국 ‘오합지졸’이 될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용장(勇將) 밑에 약졸(弱卒)없고 弱將밑에 勇卒없다”는 말이 있다. 북한상선 영해침범때 ‘별 일 아니라는 듯’ 골프에 열중한 군수뇌부에 대한 문책이 ‘대통령경고조치’로만 일단락 됐다. ‘팔폐지장’에 ‘골프지장’은 안들어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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