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열리는 인력시장이 한산하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건설시장이 붕괴돼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해 서성이고 있다.
빈부격차 해소와 가진자들을 타깃으로 해서 내놓은 이른바 ‘10.29 부동산 안정대책’이 중산·영세 서민층을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反시장적 부동산 정책의 표본으로 평가되는 주택거래신고제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소형 아파트값을 폭락시켜 영세 서민을 울리고 있다.
지난 6월의 민간건설 수주액이 1년전보다 37%나 급감하고 7월 한달 건설부문 실직자가 7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부동산 중계업, 인테리어, 도배업, 이사업체들이 초토화됐다. 정부가 작위적으로 시장을 규제하면 할수록 역기능이 심화된다. 최근 관세청은 불법 외화 유출규모가 7월말까지 2조7천555억원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발표했다.
검찰이 외환수사팀을 편성해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
단속한다는 엄포로 유출이 준다면 정치하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외환 거래가 자유화된 상황속에서 보다 수익이 높은 아이템을 찾아 해외로 빠져 나가는 자금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예금을 하면 할수록 실질 소득이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는 가운데 주식시장마저 횔기를 잃었다면 자본 이탈은 불가항력이다.
‘과거사 덫’에 걸려 낙마한 열린우리당 신기남 前 의장이 재임시 서울의 한 무료 급식소를 찾아 배식 봉사를 하며 일용직 근로자와 나눈 대화가 화제가 됐다.
한 근로자가 배식판 앞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건설 현장 일거리가 없어 며칠째 허송세월하고 있다. 하루 6천원하는 쪽방값도 마련못해 노숙할 판이다” ‘개혁 탈레반’에게 직소한 밑바닥 인생들의 세상살이는 참혹했다. 양몰이 개는 양떼들 귀가행렬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이리뛰고 저리뛴다.
한곳으로 몰면 길잃은 양떼들의 울음소리가 진동한다.
左 편향, 지원을 외면하는 규제, 개혁聲만 울리는 ‘한풀이굿판’은 밑바닥 인생들의 피눈물을 부른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경제 총책의 질타를 ‘386팀’들은 새겨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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