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고대 올림픽 시절에는 선수와 관람자가 엄격히 선별되었다. 시민권을 가진자. 범법행위가 없고 主神 제우스신을 철저히 신봉하는 자만이 선수가 될 수 있고, 여자, 노예, 이방인 등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유부녀들이 몰래 엿보다가 들키는 날에는 경기장 부근 ‘티파에움山’ 절벽위에 끌고가 거꾸로 내던져버렸다.
고대올림픽에는 남자선수들이 옷을 홀랑 다 벗고 발도 맨발로 출전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3가지 설이 있는데, 달리기에 나선 선수가 알몸으로 뛰어 우승하면서 유행이 됐다는 설, 시민 축에 끼지 못하는 여자가 출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도 있으나, 가장 그럴듯한 설은 “모든 구속과 형식으로부터 해방된 自由정신을 구축하고, 옷이란 가식이므로 태어날때의 모습 그대로를 제우스신에게 보여주는 것이 최상의 예의”라는 것. 여자의 관람을 금지한 것도 ‘홀랑 벗은 청년들이 뛰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기때문이였음직하다.
고대올림픽의 목적은 ‘제우스신을 즐겁게 해주기 위함’이었으므로 선수는 잘 다듬어진 육체와 순화되고 교양 있는 심성을 제우스신에게 숨김 없이 보여주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승자는 ‘야생 올리브관’ 하나로 만족했다. 승자는 제우스를 가장 기쁘게 한 ‘최고의 인간’이고, 패자는 승자의 기량이 돋보여지도록 도와준 공로가 있기때문에, 졌다 해서 눈물 찔끔거릴 이유가 없었다.
고대 올림픽이 타락한 것은 로마가 그리스를 점령하면서부터였다. 네로황제는 ‘전차경기’를 새로 도입했는데 항상 자기가 우승했다. 경기중에 전차가 뒤집어져도 “넘어지지 않았으면 틀림 없이 이겼을 것”이라고 우겨대어서 자신을 우승자로 만들었고, 다른 선수들도 네로가 넘어지면 앞질러 가지 않고 멈춰서서 ‘괘씸죄’를 피했다.
네로가 깽판치면서 올림픽은 노예들의 격투장이 되고, 타락하다가 결국 중단됐는데, 19세기 말 근대올림픽이 창시되면서 성차별은 해소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올림픽은 자꾸만 타락해간다. 금메달 따면 팔자를 고칠 판이니, 어처구니 없는 판정과 승부조작이 난무한다. 체조의 양태영이 금을 뺏긴 것은 올림픽의 대표적 타락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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