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경기의 각국 종합수위는 어떻게 매겨질까. 사실 올림픽에선 메달로 국가간 순위를 정하는 제도 자체가 없다. 이는 근대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이 처음부터 고대올림픽 전통을 이어받은 ‘개인중심의 올림픽’을 구상했기 때문이다. 쿠베르탱은 단체경기가 국가간 민족간 경쟁을 과열시킬 것을 염려, 축구등 팀경기들을 올림픽서 제외시키자고 주장했다. 국가주의를 경계하고 모든 선수들의 개성과 자주성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간 종합순위제도를 거부했던 것.
그러나 각국의 언론매체들은 보도의 편의를 앞세워 국가별 메달순위를 발표해오고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순위산정방식은 금메달 우선방식과 메달합계방식이다. 한국 영국 독일등은 금메달 우선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금은 동메달수를 합계해 순위를 매긴다. 우리나라는 이번 아테네 올림픽서 금9개 은12개 동9개를 따 종합순위 9위로 진입, ‘올림픽10강’에 드는데는 성공했으나, 일부 효자종목 부진으로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13개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가장 분하고 억울한 것은 체조의 양태영선수가 금메달을 미국에 도둑맞은 것. 이번 아테네올림픽의 가장 큰 얼룩이다.
올림픽 금메달의 경제적 가치를 산정한 보고서가 주목을 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이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메달은 561억원, 은메달은 190억원, 동메달은 120억원의 가치를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이 지난 4년간 올림픽대표선수단에 지원한 예산이 2,600억원 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아테네올림픽서 우리선수들이 딴 메달의 경제적 가치는 8,409억원이나 돼 3배 훨씬 넘는 ‘투자 대비 실제 이익’을 본 것이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서 세계를 놀라게 한 ‘괄목상대(刮目相對)’는 중국 일본의 대약진이었다. 아세아 스포츠3강중 한국은 제자리걸음인데 비해 중국은 날고 일본은 달렸다. 이들의 약진은 미국-러시아 양강구도를부수고 세계스포츠판도를 바꾸어놓았다. 일본의 도약은 한국의 2배나 되는 올림픽투자가 그 원천이라 한다. 날고 뛰는 두나라의 경제가 올림픽에 그대로 반영 된 것이다 ‘과거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정부가 눈여겨 봐야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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