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에게 배달된 ‘2억원 굴비상자’때문에 한나라당 안상수의원이 곤욕을 치렀다. 의원회관 사무실로 항의전화가 오기도 하고, 안의원 홈페이지에 시퍼렇게 비난하는 글이 오르기도 한다. 신문 ‘動靜란’에 안시장 사진과 안의원 사진이 바뀌어 실린 예는 비일비재하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비슷해서 ‘이미지’가 중요한데, 때로는 ‘엉뚱한 덕을 보기도 하고, 엉뚱한 피해’를 보기도 한다.
한나라당 박세환 현의원은 4성장군출신의 박세환 전의원과 이름도 같고 정당도 같고 국회상임위(국방위원회)도 같아서 우편물이 수 없이 뒤바뀌어 배달되고, 언론에서 인터뷰할 일이 있을때 현직 박의원을 부른다는 것이 전직 박의원을 불러 난처한 변을 겪은 일도 있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의원은 서울대 생물학과 최재천교수의 덕을 솔솔하게 보았다. 최교수의 책이 출판되자 축하전화가 최의원에게 오고, 출판사에서 인세를 최의원에게 보내준 일도 있었다. 한나라당 유승민의원은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선수와 이름이 같아서 “언제 탁구까지 배웠나. 축하한다”는 친구의 장난전화를 여러번 받고, 막무가내로 금메달 턱 내라면서 쳐들어오는 통에 밥값을 수월찮이 지출한 피해도 입었다고.
민주당 이승희의원은 ‘노랑나비’로 유명한 재미교포 누드모델 이승희와 이름이 같아서 ‘이미지 손상’이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송영길의원은 같은 당 송영진 전의원과 이름이 ‘비슷해서’ 피해를 본 케이스. 지난해 말 송영진 전의원이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한 혐의를 받을 때 송영길의원이 억울하게 네티즌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李富榮의장은 중국 국가체육국 부국장 겸 베이징올림픽 조직위 부위원장과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고, 생년, 생월, 생일, 생시가 같은, 말하자면, 四柱가 똑같은 특이한 인연이다. ‘1942년 9월 26일(음력 8월17일)’생인데, 李의장은 새벽 5시에, 李부국장은 새벽 4시에 태어났으나, 중국시간은 한국시간보다 1시간 늦게가니 결국 ‘같은 시간’에 출생한 것.
‘관계’와 ‘인연’을 중시하는 동양적 관습을 가진 나라들끼리 고구려사 문제도 유연하게 풀려나갔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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