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영웅 시저는 자신의 대머리가 제일 고민이었다. 20살때부터 머리칼이 빠지기 시작했다. 뒷머리에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을 앞이마까지 끌어오느라 아침마다 오랜시간을 머리와 씨름을 했다.
머리카락은 얼굴의 윤곽이나 인상에 큰 몫을 한다. 고대 이집트에선 곱슬머리가 유행이었으며, 로마시대는 오늘날 못지 않게 다양한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다. 유행의 주기도 너무 빨라서 ‘사랑의 기술’로 이름난 시인 오비디우스는 “도저히 유행을 따라갈수 없다. 매일처럼 새헤어스타일이 출현한다”고 탄식했다.
사람의 머리카락 숫자는 10만~12만개, 하루에 0.2㎜~0.4㎜씩 자라고, 수명은 남자 3~5년, 여자 7년쯤. 남자 20명중 1명은 20살때부터 이마가 벗겨지기 시작하며, 6명중 1명은 머리 한가운데의 ‘속알머리’부터 빠진다고 한다.
소크라테스, 다윈, 피카소, 아이제하 등은 모두 대머리였지만 그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거나 존경을 덜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 요즈음 율부리너처럼 일부러 머리를 박박밀어 이미지메이킹에 활용하는 연예인도 많다. 일본의 저명한 소련전문가인 테나타니·히로미 교수는 소련의 권력계승자의 머리를 보면 대머리와 非대머리가 교대로 이어져 왔다고 했다. 非대머리인 니콜라이 2세를 내쫓고 소비에트정권을 수립한 레닌은 대머리, 레닌사후 권력을 계승한 스탈린은 非대머리, 스탈린이 죽고 집권한 후루시초프는 대머리, 후루시초프에 이은 브레즈네프는 털복숭이, 그 다음으로 권자에 오른 안드로포프는 대머리, 다음의 체르넨코는 非대머리, 체르넨코를 이은 고르바초프는 대머리, 고르바초프가 실각되고 러시아대통령이 된 엘친은 非대머리, 엘친에 이어 지금의 대통령 푸틴은 대머리다.
미국대통령선거전서 ‘머리털논쟁’이 벌어져 주목을 끈다. 런닝메이트인 에드워즈와 함께 유세에 나선 민주당 케리후보는 “민주당 후보팀이 공화당 상대자들 보다 머리숱이 많고 사진발을 잘 받는 머리털을 갖고 있다”고 자랑. 대머리에 가까운 공화당의 체리부통령을 겨냥한 공격. 미국사람들은 이른바 ‘대머리 콤프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미 대통령선거전이 어찌 치사하게 돌아가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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