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시대 돌발적 입북, 정치적 이용 막아달라"
"어머니, 누이 8월 평양 와 어떻게 사는지 보라"

고교시절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45)씨는 29일 금강산 기자회견을 통해 "나의 사생활이 정치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며 납치문제를 통한 일본의 대북 압박을 비판했다.

김씨는 "지난 시기 나의 입북문제와 관련, 이러저러한 말들이 많았는데 정확한 견해 가졌으면 한다. 나의 입북은 납치도 자진월북도 아닌 대결시대 우연적으로 일어난 돌발적 입북"이라며 "나와 나의 가정 문제가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일부가 (나의 문제를) 정치화, 국제문제화해서 북을 반대하는 데 써먹으려 하고 있다"면서 "나의 사생활이 정치화, 국제문제화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조용히 살고 싶다"며 "삶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나를 키워준 북을 반대하는 데 이 문제를 이용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가족문제가 세상에 모두 공개된 조건에서 더 이상 의혹 살 것도 없고 남들이 간섭할 것도 없다. 나의 문제는 이것으로 막을 내렸으면 한다"면서 "이제 와서 콩이냐 팥이냐 과거사 따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가족이 바라지 않는데 들추어내려 한다면 그것은 딴 목적을 가진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라며 "일본은 내 문제 갖고 좋게 발전하는 북남관계에 쐐기를 박고 대결을 조장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비난했다.

김씨는 이어 "우리 가족으로 볼 때는 불쾌하고 거기에 절대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내 가족문제가 과거를 털어버리고 북과 남이 화해 협력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에 어머니, 누이 만나 8월 중 아리랑공연 때 평양 와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보라고 했다"며 "평양며느리 차려주는 상 어머니가 받고 손자 손녀와 와서 평양 사돈과 인사하면 좋겠다"고 남녘 가족을 초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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