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법원의 보석허가 결정으로 석방됨에 따라 향후 건강을 추스르고 경영에 복귀해 어떤 작업들을 추진할 것인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개월여에 걸친 수감기간에 그동안의 경영실적과 성과 등을 되돌아보고 문제점과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여, 현대.기아차그룹의 임직원들은 물론 재계 전체가 그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회장이 우선 병원에서 그동안 손상된 건강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그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건강이 회복되면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선장'을 잃은 현대차호(號)가 해외공장 건설 프로젝트 차질과 노조 파업 등 각종 악재에 시달려온 만큼 조직을 정비하고 대외신인도와 브랜드 이미지를 재건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는 분석에서다.

정 회장은 또 이처럼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과 아울러 인적 쇄신이나 조직 개편 등 그동안 느슨해진 내부 조직의 기강을 다잡는 조치들을 병행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동안 수사과정에서 혐의를 회장에게 미룬 일부 임직원들에 대한 '보복성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데다, 장기간의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대규모 인사를 통한 쇄신이 선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미 정 회장의 구속 직전 구조본 역할을 해온 기획총괄본부를 축소하고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행적에 대한 보복성 인사보다는 정 회장이 이들을 포용해 임직원들의 대화합을 도모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는 내부조직을 추스르는 작업과 함께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실추된 기업의 국내외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정 회장이 상당한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해 각종 인허가 과정에서 로비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고, 해외 딜러망이 동요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미 발표했던 사재 1조원의 사회환원이나 윤리위원회 설치, 중소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방안 등을 조속히 추진함으로써 '검은 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회장의 건강이 회복되면 해외공장 프로젝트 등의 현안뿐 아니라 그동안 부족했던 점들을 되돌아보고 이를 개선할 방안들을 마련하는 작업들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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