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송도해수욕장서 2015 해안 방제 합동 훈련 해경·주민 등 90여명 참여

▲ 29일 포항 송도해수욕장에서 한 주민이 해상에 오염된 기름이 있다고 가정한 뒤 한 줄로 쭉 늘어서서 양동이로 일일이 옮기며 받은 폐유를 폐기물 임시저장소에 넣고 있다. 하경미기자
"해안 오염 방제 작업은 오랜 시간을 들여 지속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협업이 가장 중요합니다."

29일 오후 1시 30분께 포항 송도해수욕장에서 방제복과 마스크 등을 착용한 해경을 비롯해 주민 등 90여명은 '2015년 해안 방제 합동 훈련(이하 해안 방제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한창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2007년 12월 서해안에서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오염 사고를 계기로 해안 방제 합동 훈련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포항해경은 이로 인해 매년 지자체와 합동으로 방제 훈련을 진행해 긴밀한 협력 체계 유지와 체계적인 해안 방제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2013년 영덕군을 시작으로 지난해와 올해 포항시와 함께 해안 방제 훈련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달리 이번 훈련은 트랙터 등 중장비가 추가로 투입된 데다 경주, 울진 등 인근 지역 지자체도 훈련을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훈련은 '오전 11시께 포항신항으로 입항 중이던 5만t급 화물선이 운항 부주의로 다른 화물선과 충돌해 적재된 연료유(벙커C유) 약 50㎘가 유출돼 이 가운데 일부 기름이 해안가에 부착된 상황'을 연출, 진행됐다.

사고 상황이 전파되고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되면서 방제 전문가로 구성된 '해안오염 평가팀'이 재빨리 오염된 지점을 찾아 해안 표면 오염 정도와 침하 여부 등을 조사했고 평가 결과를 해안방제팀장에게 전달했다.

이후 위험·경계·안전으로 나눠진 경계구역이 설정됐으며 현장 지휘소와 임시 구호소 등이 발 빠르게 설치됐다.

방제 작업 특성상 유증기에 따른 가스 중독은 물론 화재 및 폭발사고 등의 위험성이 높아 안전 교육과 방재 방법을 주민 등 참가자 전원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자 모두의 얼굴에서 금세 긴장감이 맴돌았다.

모래 해안의 가벼운 오염 지역으로 분류된 1구역이 첫 방제 작업에 들어가자 참가자 모두 모의 훈련임을 잊은 채 해경의 지시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고체 형태의 작은 구슬 모양으로 오징어 내장과 밀가루를 섞어 만든 '가상오염물질'이 실제 기름이 유출된 것처럼 모래 해안에 뿌려지고 진공 흡입식 기름제거기인 '비치클리너'로 제거되자 참가자들은 숨죽이며 지켜봤다.

더욱이 자원봉사자로 변신한 인근 주민은 해경 등과 함께 해상에 오염된 기름이 있다고 가정한 뒤 한 줄로 쭉 늘어서서 양동이로 물을 일일이 옮기며 폐유를 폐기물 임시저장소로 운반하는 실제 작업을 체험, 방제 작업의 고단함을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장판수 포항해경 해양오염방제과 팀장은 "해안 오염 사고가 발생하면 기관 간 팀워크뿐 아니라 자원봉사자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훈련은 실제 현장에서 허둥되지 않고 침착하게 방제 활동을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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