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 "처음 생각대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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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 4·13 총선 후보자 등록이 끝난 25일 오후 6시 직후 대구 동구 화랑로 선거 사무실을 찾아 지지자들을 만난 뒤 자신의 위원장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새누리당이 25일 우여곡절 끝에 대구 동구 을 선거구를 '무공천' 지역으로 결정하자 무소속 유승민 의원 선거사무소는 마치 무투표 당선이라도 한 듯 잔칫집 분위기로 변했다.

유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TV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30여 명의 지지자는 무공천 발표가 나오자 일제히 환호했다.

유 의원 사무소에서 만난 한 50대 지지자는 "씁쓸하다"며 "이제라도 이런 결정이 나와 절반의 한은 풀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선거 사무소에는 전화도 쇄도했다.

유 의원측은 24일 하루 동안만 3천여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고 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유 의원을 격려하고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무공천 발표가 난 뒤에는 전날보다 더 많은 축하와 격려의 전화가 잇따랐다.

유 의원은 동구 불로시장 등에서 무소속 후보로서 첫날 유세를 마무리하고사무소로 돌아와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처음 생각대로 끝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탈당한 것을 내세워 새누리당의 무공천 결정에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유 의원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접수 마감을 1시간여 남겨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승천 후보가 등록했다는 소식에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투표 당선하면 선거운동을 일체 할 수가 없어 다른 (무소속) 후보들을 도울 수도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경북 영주에 사는 송준기(54·농업)씨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거란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를 위해 그동안 3번이나 유 의원 사무소를 찾았는데 무공천 소식을 들으니 이제야 안심이 된다. 무투표 당선은 아니지만, 이제는 더는 안 와도될 것 같다"며 사무소를 나섰다.

동구 주민은 무공천 결정에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서모(69)씨는 "새누리당이 큰 내홍을 겪었는데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불로동에서 만난 이주현(27·여)씨도 "사필귀정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반해 한 50대 택시기사는 "뉴스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마치 유 의원을 살려낸 것처럼 보도하는데 그 긴 투쟁과정을 거쳐 유 의원과 한국 정치에 무엇이 남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의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휴학생 주모(21·여)씨는 "무공천 결정으로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 같아 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회사원 정종복(39)씨는 "새누리당이 결국 이런 결과를 내놓을 것을 그동안왜 그렇게 혼돈을 초래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유 의원은 이날 선관위에서 정당별로 배정되는 기호가 아닌 5번을 배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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