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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 도보 여행 길은 595개, 총 길이는 지구 반 바퀴에 육박하는 약 1만7천671㎞이다. 그중 경주 양남면에 있는 파도소리길은 약2㎞에 이르며 동해안 트레킹 코스 중 으뜸으로 꼽을 만하다.

읍천항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하면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 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를 차례로 만난다. 천연기념물 536호로 지정된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이 파도소리길의 주인공이다. 오랫동안 군부대의 해안 작전지역이었기에 공개되지 못하다가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하고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그 기기묘묘한 모습을 드러냈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급속히 식으면서 형성된 바위기둥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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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천항 마을길은 또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온통 벽화로 장식돼 있기 때문이다. 등대 두 개가 서 있는 읍천항 공원에서 출발하면 곧바로 출렁다리가 나온다. 심하게 흔들리지 않아 남녀노소 가볍게 스릴을 즐기며 통과할수 있다. 한쪽에는 해송이, 다른 한쪽으로는 푸른 동해가 펼쳐져 있다.

출렁다리에서 남쪽으로 걷다보면 ‘부채꼴 주상절리’가 나타나는데 파도소리길의 백미로 꼽히는 볼거리다. '부채꼴 주상절리'는 돌기둥이 부챗살처럼 펼쳐져 만개한 국화를 연상시킨다.

‘부채꼴 주상절리’ 포토존에는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있으며. 우체통 옆에 비치된 주상절리 전경 엽서에 글을 써 우체통에 넣으면 매달 첫째 주 월요일 감포우체국 직원이 수거해간다. 파도소리길을 걸으면 독특한 형태의 주상절리가 계속이어진다. 그 형태에 따라 ‘위로솟은’,‘ 누워있는’,‘ 기울어진’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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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꼴 주상절리’에서 남쪽으로 700m 정도 떨어진‘누워 있는 주상절리’는 바닷가에 장작을 쌓아 놓은 듯한 모습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양남 주상절리군을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지질공원 지정도 추진된다.
타 지역 주상절리와 달리 규모와 형태의 다양성 등에서 차별성이 뚜렷하고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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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길은 일몰 이후 길을 밝히는 조명이 켜진다. 하절기는 오후 9시 30분까지, 동절기는 오후 8시까지 전 구간에 불을 밝혀 야간 산책이 가능하다.
걷기 여행의 미덕은 길과 사람과 풍경,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문득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하다면 해안 산책로를 걸으며 복잡한 일상사를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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