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앵커와 MC, 라디오 DJ 거쳐 문화부 기자로 맹활약

TBC방송국 앞 카페에서 장진영 아나운서가 본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0년 TBC 대구방송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계에 입문한 장진영(40)씨는 TV 브라운관에서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반가운 얼굴이다.

평일 TBC 8뉴스 7년에 아침 뉴스 5년을 진행했고, 현재는 주말 8뉴스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고택음악회와 문화로 채움, 열린 TBC를 비롯해 라디오 프로그램 그대 창가에서, 재즈 타임을 거쳤고,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오페라축제 무대에서도 빼어난 진행 솜씨를 뽐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올해부터는 문화 현장을 누비는 문화부 기자로 색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나운서, 앵커, MC, 라디오 DJ, 기자로까지 영역을 넓힌 그녀는 ‘팔방미인’ ‘팔색조’ 방송인으로 불린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장진영씨의 진면목을 들여다봤다.



장진영 아나운서가 8시 뉴스 진행에 앞서 대본을 확인하고 있다.
▲문학소녀에서 16년 경력의 방송인으로

대구가 고향인 장진영씨는 책벌레였다. 고교 시절부터 문학소녀의 꿈을 꾸었고, 대학 때는 시와 소설, 사회과학 서적 등 가리지 않고 책을 섭렵했다.

문학소녀에서 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꿈을 옮겨간 그녀는 TV 화면 속 진행자들의 모습을 거울을 보며 따라 하곤 했다. 주어진 대본에만 의존하는 대신 방송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어가는 아나운서의 모습에 단번에 매료된 것이다.

장씨는 “뉴스만 진행하는 앵커에서부터 편성프로그램을 하는 MC도 가능하고, 교양과 오락, 예능, 스포츠, 라디오 진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전천후 방송인으로 활약할 수 있는 아나운서가 너무 되고 싶었다”면서 “뒤에서 제 꿈을 묵묵히 지원해주신 부모님 덕분에 꿈을 이뤘다”고 했다.

신뢰감, 정확성, 편안함이 생명인 뉴스 앵커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뉴스를 잘 전달하는 데 매진하고, 순간의 재치와 언어 구사력, 전체 게스트를 아우르면서 프로그램을 끌고 가는 MC나 라디오 DJ 모두 매력적이라고 했다. 대신에 평소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로 다져야 이 모든 일을 순조롭게 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작년에 종영한 프로그램 문화로 채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책 읽어주는 여자였어요. 3년을 진행했는데,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와 문화계 인사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인생의 책 한 권을 소개받았어요. 제가 가진 매력도 한껏 뿜을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했어요.”

아나운서의 생명은 신뢰성이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절제를 금과옥조로 여긴다고 했다.

“회사, 운동, 집. 다람쥐 쳇바퀴 같지만 이렇게 살았어요. 실제 생활에서도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절제해야 방송에서도 신뢰감 있는 방송인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사실 몸이 아프거나 슬픈 일이 있어도 밝은 미소로 방송해야 할 때는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2014년 6월 15일 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프로야구 경기서 시구자로 나설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가진 장씨는 “외모보다는 실력으로 평가받기 위해 책을 놓지 않는다”며 “16년 방송일을 하면서 늘 긴장의 연속이지만, 방송 때문에 행복을 느낀다”며 웃었다.



장진영 아나운서가 TBC 8시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40살에 아로새기는 꿈

“사스마와리(수습기자들이 담당 경찰서를 도는 일)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목요일 아침 뉴스 ‘문화문화인’과 8뉴스 ‘뉴스인피플’ 등 문화계 뉴스와 동정을 다루는 문화부 기자로 뛰고 있지만, 궁극적인 꿈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발로 뛰는 ‘기자’다.

작년 5월 TBC 개국 이래 처음으로 분야를 옮길 수 있는 전직공고가 났고, 기자로의 전직시험에서 최종 합격했으나 기자협회의 반대로 한 발짝 더 나아가지 못했다.

기자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한 만큼 지금의 불편함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실망하지 않고, 일주일에 3차례씩 서울에 있는 언론홍보대학원으로 등교해 저널리즘을 공부하면서 저널리스트로서의 꿈을 다지고 있다.

그녀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에게 용기를 북돋운다”며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를 위해 공부하고 또 공부할 것이고, 끝까지 도전해 꿈을 이루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손석희 앵커(JTBC 보도 담당 사장)를 롤 모델로 삼은 장씨는 “촌철살인의 글을 쓰거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편안함과 중용을 유지하는 그런 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외모로 평가받기보다는 전문성으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했다”면서 “편견과 선입견을 넘어서서 세상에 ‘장진영 기자’로 이름을 아로새기는 꿈을 매일 꾸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조현석 기자 cho@kyongbuk.com

디지털국장입니다. 인터넷신문과 영상뉴스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제보 010-5811-4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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