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창씨
2016년 8월 26일 기준 48만6천805명(페이스북)과 6만2천406명(인스타그램). ‘페북 스타’박병창(23)씨를 따르는 온라인 친구 수 다.

80% 이상이 여성팬인 박씨는 대구에서 활동하지만, 전국적인 팬을 거느린 연예인과 많이 닮았다.

대구과학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는 박씨는 엔터테인먼트 회사 소속 연기자이기도 하고, 탤런트 못잖은 미모의 아내(22)와 딸(4)을 두고도 10월 15일 늦깎이(?) 결혼식을 앞둔 새신랑이기도 하다.

SNS에서만 마주할 수 있었던 박씨를 만나 그의 일상과 꿈을 들어봤다.



▲연예인 뺨치는 인기 스타

까무잡잡한 피부에 자그마한 얼굴의 박병창씨는 아이돌 ‘닉쿤’을 닮았다. 티셔츠와 청바지만 입었는데도 178㎝의 늘씬한 몸매는 그를 화려하게 만들었다. 동성로 거리에 나서면 함께 사진을 찍자고 달려드는 소녀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거짓말이 아니었다.

현재 와우엔터테인먼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로 동영상 등의 창작물을 SNS로 공개하고 그것으로 수익을 얻는 ‘크리에이터’이다.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패션에서부터 화장품, 맛집, 여행지, 일상생활 등을 영상으로 만들어 팔로워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한다.

박씨는 “49만명에 가까운 친구들이 제가 공개하는 콘텐츠에 열광적인 반응을 해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며 “요즘 말하는 ‘관심 종자’의 부류에 들어가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박씨의 인기는 고교 시절로 시작됐다.

6년 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입문하는 그는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모습과 멀쩡한 모습을 대비시킨 재미있는 사진을 올려 큰 인기를 누렸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평가해줬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고, 더 관심받고 싶었다” 는 박씨는 ‘진실 또는 거짓’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더욱 화제가 됐다. 하루 2천 명씩 팔로워가 생길 정도였다.

그 덕분에 의류쇼핑몰을 만들어 어린 나이에 큰돈도 만져봤다고 했다.

박씨는 “TV 광고에 출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 그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나를 지지해주는 팔로워들이 그 꿈의 밑바탕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시련, 그리고 행복

SNS에서 인기가 치솟자 박씨에게 곧바로 시련이 닥쳤다.

18살 때 서울에서 만난 2살 어린 여고생 아내와의 사이에서 아기가 생겼다. 어린 나이에다 클럽 가고 술 마시기 좋아하던 철없던 박씨는 임신한 아내를 서울에 둬버렸다.

페북 스타가 되면서 이 사실이 널리 퍼졌고, 아내 친구들의 비난 글에 팔로워들마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철없던 자신의 행동이 후회스러웠던 박씨는 가족에게 먼저 사실을 밝히면서 용서를 구하고 아내와 장인·장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게 되었고, 그 마음을 읽은 아내와 장인·장모는 박씨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2015년 아내 허아현씨와 딸 화원이를 대구로 데려와 신접살림을 꾸린 박씨는 이제 어엿한 가장으로 우뚝 서 있다.

박씨는 “비난받을 짓을 했기에 용서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더니 수만 명의 악플러들이 선플을 달더라”라면서 “지금은 아내와 딸과 함께하는 행복한 일상을 보고 응원해주는 친구들이 많아 너무 기쁘다”고 했다.

‘믿음’이라는 끈으로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부부지만 48만과 21만의 팔로워를 가진 박씨와 아내는 “상대방의 SNS에서 ‘잘생겼다’, ‘예쁘다’는 댓글을 볼 때마다 질투가 느낀다” 는 솔직한 심정도 전했다.

대구과학대학교 엔터테인먼트과(방송제작연기전공) 2학년과 건축인테리어과 1학년으로 함께 공부하는 박씨 부부는 “이제 철이 든 것 같다. 부모님 속앓이 하게 만든 빚을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갚겠다”고도 했다.

10월 15일 대구에서 뒤늦은 결혼식을 앞둔 박씨는 대구를 위해 착한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도 이야기했다.

“SNS를 통해 대구의 어려운 이웃들의 사정을 전하고 도움의 손길을 끌어내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먹거리 볼거리 천국으로 이름난 대구를 더 널리 알리는 일도 빼놓지 않을 겁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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