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 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

김장근 센터장

“예로부터 동해는 고래바다(鯨海)라고 불려져 왔을 만큼 우리나라 주변바다에 고래가 늘려 있었습니다. 그 종류도 전세계에 분포한 80여종중 절반 가까운 35종에 이르고 있지만 우리의 고래연구는 없었던 것이나 다름없었지요.” 지난 98년부터 고래연구에 전념해 오다 지난해 신설된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인 김장근박사(49)는 고래의 바다로 불렸던 동해가 부활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연구와 범국민적 관심이 무엇보다 선행돼야할 과제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확인가능한 고래만해도 동해에는 긴수염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 범고래 등 8종에 이르는 등 대형고래들이 즐비했지만 19-20세기 중반의 1세기동안 무분별한 남획으로 한국계 귀신고래(Korean gray whale)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알려진 귀신고래마저 동해를 떠나버렸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난 46년 이후 무려 1만5천두의 밍크고래, 940두의 참고래가 포획됐지만 이들 고래에 대한 길이조차 조사되지 않을 정도로 고래연구를 등한시해 왔다며 동해 고래의 부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끊임없는 조사연구와 관심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고래는 인류역사의 가장 큰 획을 그었던 산업혁명·우주개척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으며, 지금도 해양첨단과학과 생태계연구에 제외돼서는 안될 존재임을 감안할 때 고래연구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울산 반구대 암각화, 연오랑·세오녀 설화 등 역사의 곳곳에서 고래가 나타나고, 영덕 고래불과 고래산 등 국내 30여곳의 지명이 고래에서 유래한 만큼 고래 부활은 역사 재탄생과 미래 해양생태계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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