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행복 나누는 중년 멋쟁이…회원수 6천여명의 전국적 모임

색소폰랜드 대구 동호회원들.
대구시 달서구 이곡동 GG비즈바즈 라이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한 색소폰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부부처럼 다정하게 서로의 눈빛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연주에 최선을 다하는 색소폰랜드 동호회원들의 연주하는 소리다.

2014년 결성된 대구 색스폰랜드 모임은 이복란 회원이 공간을 제공했다.

덕분에 회원들은 최신 음향설비와 시설을 갖춘 장소에서 마음 편하게 연습을 하고 배우는 공간을 갖게 됐다.

이곳을 찾는 회원들은 서로가 가족처럼 느끼며 연습실보다는 사랑방에 더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늘 연습할곳이 마땅찮았는데 지금은 맘껏 불고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있으며 인생도 즐기고 색소폰도 즐긴다.

회원들은 각기 다른 색깔의 인생을 걸어왔지만, 그와 상관없이 음악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이를 통해 느낀 행복을 고스란히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색소폰을 통해 하나가 되고 있다.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순수 동우회이며 운영경비는 회원들 사비를 낸다.

색스폰랜드는 대구를 넘어 전국모임이다.

창립자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홍성수 전문 연주자며 전국 회원 수는 6천여 명에 이른다.

영리를 추구치 않는 순수 모임을 지향하다 보니 전국적인 모임으로 발전했다. 지난 6월에는 속리산 유스타운에서 전국모임을 가졌으며 500여 명의 회원이 모였다.

연주에 앞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회원들.
그중 대구 색스폰랜드 동호회 역시 전국모임 창립의 뜻과 취지에 맞다 보니 하나둘 스스로 모였다.

색스폰랜드 대구 모임은 정용욱 지역장을 중심으로 배석진, 김태영, 정유찬 부지역장과 김정환 홍보실장, 강미연 여성실장, 김이연 총무, 이주완, 김문태 고문 등 1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틈 나는 대로 지역 노인요양원을 비롯한 복지시설을 찾아 색소폰 연주활동을 해 감동을 주고 있다.

색소폰 연주는 물론 복지시설을 방문할 때 위문품도 전달하며 흥겨움과 나눔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중증 장애인 거주 시설과 각 복지단체 등 홀로 사는 노인들의 허전함을 채우기는 색소폰 음악에 부족함이 전혀 없다.

배석진 부지역장은 “음악이 너무 좋아서 어떤 악기라도 해보려 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나이 드신 분이 색소폰을 부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색소폰을 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노래 봉사하고 있는 이복란 회원.
회원으로 들어온 지 1년 남짓 된 이복란 회원은 “색소폰을 손 놓은 지 꽤 오래됐다”며 “요양원에 재능봉사를 가서 색소폰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이 동호회에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들 본업이 있는 만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다.

그래도 한 달에 두 번은 반드시 발표회 겸 재능기부 봉사를 다닌다.

김일복 씨는 “봉사하는 곳의 환우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흥겨워하고 함께 노래도 부르면서 춤도 추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으로 ‘추억의 소야곡’을 뽐내다.

강미영 홍보실장은 “직접 들어보면 안다”며 ‘울어라 열풍아’를 아주 간드러지게 연주했다.

색소폰랜드 대구 동호회는 언제나 문이 활짝 열려있다.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데 인색하지 않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조건은 충분하다.

제2의 인생을 살아가며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멋지게 살면서 봉사도 하는 색소폰랜드 대구동호회로 발전될 전망이다.

서재 연광 시니어타운에서 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색소폰랜드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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