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이 2020년께 사병의 80%를 '모병'(募兵)으로 충원할 계획이어서 현재 징집제인 병역제도가 모병제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0일 육군에 따르면 현재 38% 수준인 모집병력을 '국방개혁 2020'이 완성되는 2020년에는 80%까지 대폭 늘린다는 것이다.

즉 징집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38% 수준으로 모집하는 모집병 규모를 2010년에는 50%, 2015년에는 65%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다가 2020년에는 80%로 조정할 계획이라는 것.

현재 연간 22만여명 수준인 입영인력이 병력감축 계획에 따라 2020년이면 11만여명으로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8만여명이 모병으로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병역제도 변화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려고 모집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회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특기인 전문.기술직위에는 모집병을 확대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역병 의무복무 만료자 가운데 희망자를 선발, 6~24개월 가량 하사로 근무토록 하는 '유급 하사(가칭) 제도'를 가급적 이른 시일내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문대졸 학력 수준의 일정 월급을 주고 6개월 단위로 계약하되 최초 희망했던 복무기간이 만료되면 본인의 의사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육군은 가급적 연고지 중심으로 유급 하사를 선발할 계획이어서 지방대학 출신자들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영관급 장교의 인사적체와 진급 적기 경과자 수가 갈수록 급증, 군 조직의 역기능이 심화하고 있는 것을 개선하려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시 특별 명예전역제도의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영관급 장교 중 2010년까지 평균 진급적체 규모는 대령 820명, 중령 1천295명이며, 이 가운데 대령은 매년 평균 62명이 정원을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령을 기준으로 명예전역 대상자는 2008년 162명, 2009년 160명, 2010년 56명, 2011년 135명, 2012년 60명 등으로 예상된다.

육군 관계자는 "한국국방연구원과 공동으로 한시 특별 명예전역제도를 연구하고 있다"며 "국방예산 외에 특별예산을 확보해 다수의 명예전역자를 유도한 뒤 영관장교의 진급률을 높여 군 조직 계층을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께 영관장교의 진급률과 관련, 소령은 75%로 현행대로 유지하되 중령은 50%에서 55%로, 대령은 40%에서 45%로 각각 높일 것이라고 육군은 말했다.

현행 54만여명의 병력을 2020년까지 17만여명이 감축된 37만명으로 재편할 계획이며 2010년에는 사병 1만9천명을 우선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께 육군의 인력구조는 장교 12.4%(현 8.8%), 준사관 1.4%(현 0.7%), 부사관 26.7%(현 11.6%), 병 59.5%(현 78.9%)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밖에 현재 3천여명인 여군 수를 2020년까지 7천여명으로 늘리고 전산, 경리, 부관, 정훈, 의정 등 행정병과에 30~40%까지 확대 배정할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여군의 교육과 진급관리는 남군과 동등한 관리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지상 근접전투를 주임무로 하거나 참여가 예상되는 연대급 이하 부대나 직위를 제한한다는 원칙에 따라 보병과 항공, 공병병과에는 10% 미만으로 배정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