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곳곳 학기 중 석면천장 교체 공사 논란

속보=경북 지역 학교 현장 곳곳에서 학기 중에도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급 발암 물질인 석면 천장 교체 공사를 버젓이 진행해 유해성 논란(본보 12월 20일 사회면 보도)이 일고 있다.

특히 이를 관리해야 할 경북교육청은 학생 피해 가능성을 외면한 채 회계연도 내 예산 조기 집행을 통한 경기부양 활성화를 한다는 핑계로 각종 학기 중 공사를 마구잡이로 허가해 주면서도 관리·감독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5일 경북교육청과 도내 교육지원청, 각 학교 등에 따르면 경북교육청은 지난 11월 석면 철거 560억, 이중창 교체 137억, 내진 보강 23억 등 교육환경 개선이 대부분인 802억 원 규모의 제2회 추경 예산을 편성해 도내 23개 교육지원청에 배정했다.

하지만 경북교육청은 2회 추경 예산이 대부분 교육 환경 개선 관련 예산으로 수업에 방해 되거나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공사가 많아 학기 중 공사를 자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공문을 통해 도내 시군지원청에 경기부양 활성화를 위해 조기 집행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도내 상당수 학교에서 학기 중 학생들이 수업 하는 교실의 천장 석면 제거 공사를 실시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 영양 수비초등학교는 지난 12월 수업 중인 교실에 천장 석면을 철거하고 비닐로 임시 마감한 채 학생들의 수업을 진행해 학부모들이 석면 텍스를 떼는 과정에서 주변에 석면 가루가 날리는 등의 우려가 늘 제기된다며 건강 검진을 요구하는 등 항의가 잇따랐다.

경북일보가 확인한 결과 청송 모 초등학교와 안동 모 학교 등 도내 상당수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은 뒤로 한 채 연도 내 예산 집행을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하게 학기 중에 석면 철거 공사를 하거나 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경북 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교실 천장 석면 교체 공사 중지 등 대책 마련도 없이 각 교육지원청에서 이뤄지고 있는 학기 중 공사를 묵인하고 있어 학생들의 안전보다는 회계연도 내 예산 집행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학부모 최모(42·청송군)씨는 “버젓이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교실의 천장 석면 교체 공사를 하는 것을 보면 유해 물질 등이 날려 아이들 건강이 위협받을까 불안해진다”면서 “유해 물질을 다루는 공사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방학 중에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각 시군 교육 지원청에 2회 추경 예산 배정 후 경기 부양 활성화 차원에서 조기 집행을 촉구한 것은 맞지만,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수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공사에 대해서는 교육지원청에서 판단해서 발주토록 했다”고 변명했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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