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모·내부식·내고열' 바잘트 국내 유일 재가공
원적외선 방출로 몸속 노폐물 분해 탁월 각광친환경 '용암 구들장 침대' 인기 즐거운 비명포스코 등에 납품…매년 20~30% 매출 증가

윤희수 회장

경주시 안강읍에서 국도를 따라 영천쪽으로 10여km 정도 가다보면 '딱실못'이 나온다. 그 못 오른쪽에는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민물 매운탕 식당들이 10여집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일명 딱실못 매운탕 타운.

이 마을 바로 뒤에는 동도바잘트산업(주)(경주시 안강읍 두류리)이란 조그만 중소기업이 있다. 포항테크노파크로부터 '유망 중소기업'이란 추천을 받고 지난 22일 오후 이 회사를 찾았다.

회사 뒤 저만치에는 이 주위에서 꽤 이름있는 '자옥산'이 한 눈에 들어왔다.

바잘트(현무암)를 원재료 해 생산한 각종 제품

본사 건물 옆 생산 공장(1개동, 2천여평)안팎에는 10여명의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낀 채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장 안은 파이프를 자르고, 용접하는가 하면 소형 크레인 오가는 소리 등으로 매우 시끄러웠다.

근로자들이 잘라 용접하고 있는 것이 언뜻 보기에 쇠로 만든 강관(鋼管) 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 회사 경영자인 윤희수(尹熙秀· 52)회장은 '바잘트(Basalt)로 만든 관(管)'이라고 했다. 윤회장은 경주시 서면 운대리가 고향이다.

현재 바잘트를 원재료 각종 공업용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국내에서는 동도바잘트산업(주)이 유일하다.

'바잘트' 란?

윤 회장은 " '바잘트'는 영어로 '현무암(玄武岩)'이란 뜻"이라며 "한마디로 단단한 재질인 현무암을 1천200℃의 고온에서 녹여 내(耐) 마모 및 내 부식성이 뛰어난 각종 제품(철강-용융주조 현무암 복합 재료)을 만드는 공장이 바로 저희 회사"라고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 회사 제품으로 사용되는 원재료인 현무암(화산암 일종)은 우리나라 제주도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군데군데 구멍이 숭숭 나있는 현무암과는 달랐다. 체코산 바잘트(현무암)로 재질이 단단하고 빛깔은 짙은 회색이다.

즉 체코 현지 협력 업체인 '에우디트(EUTIT)'사로 부터 원재료인 일정한 크기의 '바잘트 관'를 독점 공급받아 이를 수요업체들의 요구에 맞게 '재 가공' 한 뒤 배관(일자형· L자형 등) 등 각종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

'재 가공'이란 원재료인 바잘트 관 껍질에 강관을 덧씌우고 그 안쪽에 실리콘, 시멘트, 모래, 물을 혼합한 모르타르(mortar)을 채워 넣은 후 용접과 미장 등의 공정을 거친 후 각종 형태의 제품을 만든는 작업을 뜻한다.

경쟁력은 가격과 친환경성

윤 회장은 "바잘트 제품이 하이크롬강, 스텐레스강, 세라믹 등 내마모성의 다른 유사 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훨등히 앞서는 것은 한마디로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며 "내마모성은 비슷할 지 몰라도 내구성은 오히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마모성도 일반 강철보다는 3배정도 더 단단하다는 것.

그는 이어 "요즘 바잘트로 만든 침대가 인기가 높은 것은 바잘트에서 원적외선이 많이 나와 몸속의 노폐물을 분해시키기 때문"이라며 "바잘트는 일반돌과 같은 원석이므로 매우 친환경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회사는 바잘트('Lava Stone'이라 부름)를 이용해 '용암 구들장 침대'를 생산, 시판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하이크롬강의 경우 쓰레기 소각로나 집진설비 등에 사용할 경우 인체에 나쁜 크롬이 배출되어 또다른 공해를 유발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싸다는 것.

주거래처(판매처)는 국내 화력발전소, 포스코, 대한주택공사 및 토지개발공사 등. 화력발전소는 '재(灰)' 이송라인, 탈황설비, 보일러 설비에, 포스코는 슬래그 이송라인, 집진설비 등에 사용된다. 대부분 내마모, 내 부식, 내 고열 등의 특수 설비에 사용된다.

특히 포스코는 오래전부터 슬레그 수송라인 등 일부 특수 설비에 한해 내마모성이 뛰어난 바잘트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일반 강관으로는 오래 사용할 수 없기 때문.

바잘트 제품은 국내보다는 외국에서 더 많이 알려져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에도 점차 바잘트 제품이 기존 내마모성 제품에 비해 우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문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한번 바잘트 제품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다시 찾는다는 것.

이때문에 지난 추석에는 주문 받은 제품을 제때 납품하느라 전 직원들이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포스코 운송부에 다니던 윤회장은 지난 93년 회사를 그만두고 철강유통업에 손을 댔다. 한때 연 매출이 60억원에 이르는 등 주위로부터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IMF 한파는 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결국 부도가 났고, 한동안 절망속을 헤맸다.

윤회장은 "비록 부도가 났지만 금전적으로 남에게는 한푼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제때 돈을 갚지는 못했지만 나중에 깨끗이 갚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믿음이 재기에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바잘트 제품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 현재의 동도바잘트산업(주)를 설립한 것은 부도 직전인 지난 97년. 평소 개인적 친분이 있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의 신형기박사가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잘트 제품이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는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그후 2000년에 지금의 공장을 준공,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이와함께 2003년 포항테크노파크에 입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손해보고 살자'가 생활철학인 윤 회장은 현재 암과 투병중이다. 지난해 9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한 후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을 위해 1주일에 2번은 산악자건거를 탄다. 한번에 보통 40km정도 달린다고 했다. 동생인 희종(46)씨가 사장으로 형을 도와주고 있다.

이때문에 그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수술 후 제가 암에 걸려 죽었다는 소문이 한동안 파다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암판정 받고도 90만달러 수주를 위해 브라질에 갔을 정도로 바잘트에 빠진 사람"이라고 했다.

비전을 위해

현재 이 회사는 자체 용융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체코에서 원재료(바잘트 관)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은 30억원 정도. 지금까지 기술개발에 치중하다보니 외형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 그러나 매년 20~30%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희망이다.

윤 회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브라질과 이란에 수출길을 텄다. 올해는 터키, 인도네시아 등의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조만간 좋은 결실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향후 사업전략을 크게 두가지로 나눠 집중할 계획이다. 즉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진출때 자사 제품를 함께 수출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현 공장이 너무 좁아 새롭게 구상중인 신사업과 연계해 제2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가 좀더 커지면 우리사주 회사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심어 주고 싶은게 또 다른 그의 소박한 꿈이다.

현재 동도바잘트산업(주)는 'ISO 14001' 인정서 등 각종 우수기업 인정서를 획득했다. 또 물론 10개의 특허를 등록 했으며, 특허 출원도 3개가 있다.

연혁

▷동도바잘트산업(주) 설립(1997.9)

▷체코 에우디트(EUTIT)사와 한국 독점 공급 계약 체결(1997.10)

▷현 공장 준공(2000.9)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중소기업청, 2001.3)

▷품질경쟁력 50대 우수기업 선정(산업자원부, 2001.6)

▷INNO-BIZ(기술혁신형 기업) 선정(중소기업청, 2001.11)

▷바잘트 슈트 특허 등록 및 포항테크노파크 입주(2003.1)

▷부품소재 전문기업 선(산업자원부, 2003.4)

▷ISO 14001/ KS A 14001 인증획득(2004.4)

▷바잘트침대 타이틀 의장 등록(2005.2)

▷중부, 남부, 동서, 남동, 서부발전 정비적격업체 등록(2005.6)

▷브라질 철광석업체(CARD)에 제품 공급 체결(2006.9)

▷유럽사무소 및 유럽법인 설립(2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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