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 9일까지 경주서라벌문화회관

경주시립극단의 봄철 정기공연인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가 7~9일 오후 7시 경주서라벌문화회관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울고 넘는 박달재'는 우리 근대사의 어려웠던 시절을 배경으로 한 여인의 애절한 사연을 담고 있는 악극으로, 눈물을 훔치게 하는 슬픈 이야기가 춤·노래와 어우러지면서 어르신들의 향수를 달래줄 예정이다.

연출은 이금수 시립극단 상임연출자가 맡았다. 이금수 연출자는 "이번 작품은 악극의 기본 틀은 가져가되 가벼운 극의 진행보다는 봉건주의적 시대상황을 반영한 예술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주인공 서금봉 역에는 박선미, 박준호 역에는 최원봉, 최씨·노모 역에는 이애자, 박진사 역에는 권오성, 천서방 역에는 이협수씨 등 시립극단 단원들이 주요 배역에 출연한다.

작품의 배경은 천둥산 박달재를 넘어서 첫번째 마을인 원박골이다. 박달재는 충북 충주와 제천 사이에 위치한 험준한 고갯길로, 울고 넘는 박달재라 불리는 곳이다.

원박골에서 만석꾼 지주로 살아온 집안의 삼대독자인 박준호는 집안의 부름을 받고 돌아오던 중 병든 어머니를 위해 쌀 두섬에 팔려 종살이를 가야하는 처지에 높인 금봉을 목격한다. 집으로 돌아온 준호는 그날 밤 그의 집에 종으로 들어온 금봉을 보고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진다.

어느덧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밀회를 나누는 관계로 발전한 두 사람은 준호의 어머니 최씨에게 들켜 화를 사고, 결국 준호는 경성으로 쫓겨난다. 혼자 남게 된 금봉은 최씨의 가혹한 학대와 노동을 참아내며 준호의 아기를 낳지만, 최씨는 아이를 남의 집 양자로 보내버린다. 견디다 못한 금봉은 자식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다가 끝내 화류계 여인으로 전락하고 마는데….

올해 창단 21주년을 맞는 경주시립극단은 1956년 창단된 '에밀레 극단'을 모태로 만들어졌다. 에밀레 극단 소속 배우들이 대부분 시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 극단은 전국에서도 손꼽을 만큼 높은 연출력과 연기력을 바탕으로 50여 년의 세월동안 중단 없이 명맥을 이어왔다. 또 지난 1998년과 2000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여 세계 속의 경주를 알리는데 일익을 담당했으며, 최근에는 서사극적 작품이나 악극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석 초대. 문의: 054)743-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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