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갓길·중앙분리대 들이받고 멈춰선 승용차 1대 확인"
민자도로회사 "당일 눈·비 예보 없어 제설작업 미리 못해"
경찰 "추가현장조사 없이 조사 결과 한 달 이상 걸릴 듯"

지난 14일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상주-영천고속도로 하행선(영천방면)다중추돌사고현장에 사고 발생 직전 1차로에 승용차가 멈춰서 있었던 것으로 CCTV화면 분석결과 밝혀졌다. 사진은 중앙분리대에 차량이 쓸린 자국.

지난 14일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친 상주-영천고속도로 하행선(영천방면) 다중추돌사고현장에 사고 발생 직전 1차로에 승용차가 멈춰 서있던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 규명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주-영천민자고속도로㈜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이날 4시 23분께 갓길과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지그재그로 운전하던 승용차 1대가 사고현장 1차로에 멈춰 섰다.

이후 승용차는 10여 분간 1차로에 서 있으며 그사이 35대의 차량이 1차로에 멈춰선 승용차를 피해 2차로와 갓길로 지나간 것으로 CCTV를 통해 확인했다.

민자도로회사측은 “CCTV를 확인한 결과 남녀가 차량에 탑승하고 있었으며 1차로 정차 뒤 차량 주변과 가드레일 밖에 서 있다가 대형트럭이 넘어지고 넘어진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현장을 떠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후 현장에서는 연쇄추돌이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다.

민자 도로 회사 측은 “CCTV 화면을 분석한 결과 사고 직전 1차로에 멈춰선 승용차를 확인했지만 CCTV 특성상 야간기능에서는 흑백으로 전환돼 차량의 색깔과 차종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 제설작업 여부에 대해 민자 도로 측은 “당일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당일 비나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없어 미리 대비하지 못했지만 주기적으로 순찰하던 대원이 도로가 미끄러운 것 같아 대비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센터로 통보함에 따라 새벽 4시 2분께 염화칼슘 수용액 3만 리터를 싣고 사고현장에서 14km 떨어진 도개나들목에서부터 살포작업을 진행하던 차에 사고가 났다”며 “작업 차량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고 말했다. 또 상행선(상주방면) 구간 역시 같은 시각 군위분기점에서부터 염화칼슘 수용액 살포작업을 동시에 실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블랙아이스를 포함한 여러 방면의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현장조사 없이 조사결과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제설작업 진행 등의 상주-영천민자고속도로㈜의 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방향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주-영천고속도로 다중 추돌사고는 지난 14일 새벽 4시 41분께 군위군 소보면 달산리 영천 방향에서 트럭과 승용차 등 차량 20대가 연쇄 추돌하고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14명이 다쳤고, 비슷한 시각 사고지점에서 2㎞ 떨어진 반대편 상주방향 고속도로에서도 20여 대가 연쇄 추돌해 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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