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하루 14명 확진…대구의료원 병동 활용 방안 검토
중앙정부 차원 지원 공식 요청도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가 입원한 경북대병원이 18일 밤 응급실을 폐쇄했다. 병원 내 음압 병동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경북일보 DB.
경북 영천에 사는 ‘코로나19’ 39번 확진자 A씨(61·여)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31번 확진자 B씨(61·대구 서구)가 다니는 대구 남구 대명동 신천지 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봤다. 오한과 근육통이 있어 이날 오후 영천의 병원 두 곳을 들렀다가 영천시보건소를 거쳐 동국대 경주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당뇨가 있는 41번 확진자 C씨(70·여·영천시)도 신천지교회를 방문했고 두통에서 기침, 가래, 인후통 증상을 보이다 양성 판정을 받고 경주 동국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주동국대병원에는 국가지정 음압 병실이 3곳이 있는데 병실 1곳의 여유만 남았다. 경북에서는 포항의료원 4곳을 포함해도 음압 병실이 7곳뿐이다. 음압 장비는 없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용이 가능한 격리병실도 김천의료원 3곳, 안동의료원 4곳, 울진의료원 2곳, 구미차병원 2곳 등 11곳에 그친다.

19일 기준으로 31번 확진자를 포함해 1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31번 확진자가 치료를 받는 대구의료원에는 8명, 경북대병원에는 2명, 계명대 동산병원에는 1명이 음압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는 음압 병실이 대구의료원 10곳, 경북대병원 8곳을 포함해 57 곳뿐이다. 이마저도 중환자나 다른 격리가 필요한 호흡기 환자 등이 음압 병실을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31번 확진자가 신천지 교회 예배를 두 차례 보면서 1001명의 신도와 접촉한 데다 호텔 예식장 등 다중이용시설을 거쳐 간 탓에 슈퍼전파자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19일 하루에만 대구와 경북에서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추세라면 대구와 경북의 음압 병실 64곳을 훨씬 넘어선다. 대구보다 경북은 사정이 더하다.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지역 음압 병실이 조만간 가득 차버릴 것으로 보인다”며 “대구의료원의 병동 건물 하나를 정해서 전체를 음압 병실로 만들어 환자를 수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시도 분명히 별도의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아예 작정하고 나서서 중앙정부 차원의 역학조사, 의료 관련 인력 지원, 음압 병실 확보 등의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류성열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은 “광역단위별 감염병 지정병원 건립을 요청해왔는데 예산 등의 이유로 지나쳐버리다 보니 이런 상황이 생겨 안타깝기만 하다. 대구의료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운영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체계가 뚫려서 지역사회로 확산하고 있어서 중국이나 동남아 여행 이력을 따지는 방식이 아니라 폐렴 전수조사 등 적극적이고 빠르게 감염자를 찾아내 치료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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