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거래도 끊겨…사태 장기화 땐 조합원 반발 예상

한수원 노동조합은 최근 맥스터 증설 문제와 관련해 양남지역 곳곳에 양남농협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현수막 수십개를 설치했다.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을 위한 주민설명회가 일부 주민 반발로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월성원전 인근 금융기관인 양남농협까지 미치면서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1일 월성원전 최인접 지역인 양남면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맥스터 증설과 관련한 논란이 증폭되면서 양남농협의 하나로마트 매출이 급감하고 월성원전의 금융 거래가 끊기는 등 맥스터 파장이 양남농협 경영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양남농협 백민석 조합장이 고준위핵폐기장건설반대추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아 최근 지역은 물론 한수원 최대 현안인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실제 백 조합장은 최근 맥스터 증설과 관련,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지역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발언을 하는 등 월성원자력본부와 갈등을 빚어 왔다.

이에 한수원 노동조합은 최근 양남면 곳곳에 ‘우리는 맥스터 반대하는 양남농협을 이용하지 않습니다’란 내용의 현수막 수십 개를 설치하며 반발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백민석 조합장이 이사진과 함께 노조를 방문해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면서 “한수원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동에도 단호히 맞서나가겠다”고 한수원 전 직원에게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월성원자력본부 내 농협출장소도 계약 해지가 예상되는 데다, 월성본부 법인통장 해지, 급여계좌 타은행으로 변경 등의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농협하나로마트 이용이 줄어들면서, 평소 1개월에 1000만 원을 웃돌던 월성본부 매출이 최근 들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양남농협의 최대 고객인 한수원 관련 매출 감소가 장기화 되면서 농협의 경영악화로 이어질 경우 조합원들의 불만과 반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최모 씨는 “이번 사태는 한수원 월성본부가 지역 경제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단편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맥스터 증설 문제가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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