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 다국가 연합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4천400만 명분을 사실상 확보했다. 우리 정부와 선구매에 합의한 제약사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미국의 화이자·존슨앤드존슨-얀센·모더나 등 4개 사다. 4천400만 명분은 우리나라 인구 88%가 접종할 수 있는 분량으로, 백신이 내년 초에 도입되더라도 실제 접종은 노인·의료인 등 우선 대상자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정부가 2천만 회분을 구매하게 될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일러스트.연합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부작용 사례가 영국과 미국에서 나오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해외 부작용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10일(현지 시각) “약품이나 음식에 중증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을 보인 전력이 있는 사람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아나필락시스는 항원-항체 면역 반응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을 뜻한다.

음식이나 약물 등 화학물질의 영향으로 급성 호흡곤란과 혈압 감소, 의식소실 등 쇼크 증세와 같은 심한 전신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영국 보건당국의 이같은 발표는 지난 8일 세계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뒤 이날까지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인 사례 2건과 일반 알레르기 반응으로 추정되는 사례 1건이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MHRA는 부작용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가 완료될 때 까지는 과거 약품이나 음식, 백신 등과 관련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이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금지할 방침이다.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중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식품의약국(FDA)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실시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결과 약물을 투약한 2만1720명 가운데 4명에게서 안면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반면, 가짜 약을 투약한 ‘플라시보 그룹’(Placebo group) 참가자 2만1728명 중에서는 안면마비 증세가 단 1건도 나오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은 앞서 화이자가 열었던 기자회견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최근 사용승인 권한을 가진 FDA가 세부적인 임상 자료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 FDA는 전체 임상 참가자 중 안면마비 증세를 호소한 사람의 비율이 통상적인 안면마비 유병률보다 낮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화이자 백신에 대한 사용승인이 처음 나온 영국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안면마비 환자는 20∼30명 정도로 화이자 백신 임상 그룹 내 증상자 비율과 비슷하다.

한편, 우리나라 보건당국은 영국과 미국에서 확인된 부작용 사례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은 1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백신 부작용 사례를 언급하며 “백신 개발은 빨리 하는 게 좋겠지만, 알지 못하는 위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먼저 접종에 나서기 보다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화이자와 동일한 형식의 백신은) 대규모 일반인 대상 예방접종은 한 번도 안 해봤기 때문에 현장 적용은 처음”이라며 “영국에서 예방접종을 하면서 계속해서 새로운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더 안전한 접종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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