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 무한리필 업주가 올린 국민청원.
대구 동구 한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이 유튜버의 영상으로 음식물 재사용 논란이 일었지만, 음식물을 다시 사용한 일은 없었던 것으로 지자체 조사에서 재차 확인됐다.

동구청은 지역 내 간장게장 식당을 찾은 유튜버가 음식물 재사용 의혹을 제기하며 올린 영상으로 논란이 일었으나 직접 방문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음식물 재사용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음식물 재사용 논란은 유튜버 ‘하얀트리’가 지난 7일 올린 영상으로 시작됐다. 간장게장 무한리필 식당에서 식사할 당시 리필 받은 간장게장에 밥알이 올려져 있어 음식 재사용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업주는 하얀트리에게 연락해 CCTV를 보여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음식 재사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간장게장에 있던 밥알은 음식을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해당 유튜버가 먹고 있던 밥알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고, 하얀트리는 음식물 재사용 의혹을 제기했던 영상을 삭제한 이후 지난 11일 사과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당 업주는 지난 1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유튜버가 올린 영상으로 큰 피해를 입은 상태라며, 자영업자를 보호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대구 동구청 전경
식당 업주는 “맛집 유튜버라며 방문해 촬영을 했고, 그 유튜버는 며칠 뒤 ‘음식을 재사용하는 무한리필 식당’이라는 제목으로 매장 영상을 업로드했다”며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0만뷰에 도달할 정도로 이슈가 됐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기 위해 저희 매장 직원들이 여러 개의 유튜브 계정으로 해명 글을 수차례 올렸음에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모두 차단 시켜 버렸다. 해당 영상이 무차별적으로 확산이 될 때까지 방치시켜 버린 이 유튜버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1년여 간 코로나도 극복하면서 성실하게 운영한 매장을 한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이 상황이 너무나 억울하고,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법과 제도로 막을 수는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다”며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요청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동구청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동구청은 지난 15일 확인한 해당 업소 CCTV 영상에는 식당 종업원이 유튜버가 먹다 남은 간장게장을 새로 준비한 간장게장 접시에 담아 다시 본인에게 제공하는 장면이 있었고, 이는 ‘본인이 먹다 남은 음식물을 리필 음식 위에 부어주는 행위는 음식물 재사용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배기철 동구청장은 “간장게장 식당과 비슷한 방식으로 영업하는 업소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장 내 ‘음식물 리필 안내문’ 등을 게시해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펼쳐나갈 예정이다”며 “선량한 영업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튜버 ‘하얀트리’는 유튜브 댓글 창을 닫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간장게장 식당의 음식물 재사용 의혹에 대해 사과하는 영상은 ‘좋아요’ 약 1만1000개와 ‘싫어요’ 6만2000개의 반응을 얻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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