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30m 폭 10m 시설 낙동강변 둔치 와이어 등으로 고정
안동댐·임하댐 수문개방과 장마철·폭우 발생시 '급물살·범람'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 조성공사 현장.이정목 기자

안동시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인허가 절차를 무시하고 강행해 논란이 된 낙동강변 수상 레저용 선박류 접안시설 공사(경북일보 12월 21일 2면)를 두고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 사고가 난 춘천시 의암호 인공섬과 닮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동시는 길이 30m, 폭 10m의 접안시설을 낙동강변 둔치에 와이어 등으로 고정하는 방법을 선택해 설계했다.

인근 상주시에도 비슷한 공법으로 설치한 접안시설이 있다는 게 안동시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동·임하댐 수문개방과 장마철, 폭우 발생 시 곧바로 영향을 받는 안동시와 100㎞ 이상 떨어진 상주시의 환경은 다르다는 게 전문가의 전언이다.

안동의 경우 안동·임하댐 수문개방과 장마철, 폭우 발생 시 물살이 급격히 빨라지는 데다 수위가 높아져 범람하는 상황도 속출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지속된 폭우와 댐 방류로 안동 낙천보가 불어난 물에 유실됐다. 경북일보DB

앞서 올해 2개 태풍과 폭우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졌고 안동댐은 수문을 개방했다. 이에 따라 낙천보와 인근 공원이 붕괴하기도 했다. 이를 복구하는 비용만 60여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강원도 춘천시는 지난해부터 한강수계관리기금 10억 원 등 총사업비 14억5000만 원을 투입해 인공섬(하트섬) 보수·확장 사업을 했다. 기존 섬의 면적을 2900여㎡로 확장하고 2700여㎡ 면적의 섬을 추가로 만드는 작업이다.
 

지난 6월 3일 제작 중인 의암호의 하트 모양의 인공 수초섬의 모습. 연합 자료사진

하트섬은 항상 의암호 수면에 떠 있는 부유식 인공섬으로 안동시가 설계한 접안시설 고정 방식과 유사한 와이어 고정에 닻 고정 방식을 추가해 설계됐다.

하지만 올여름 엿새 동안 이어진 집중호우로 의암댐이 수문을 개방하자 유속이 빨라지면서 하트섬을 지키려던 경찰과 공무원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폭우로 떠내려가는 하트섬 고정 작업을 하던 경찰정 등 배 3척이 전복돼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안동 낙동강 둔치에서 진행중인 수상레저 접안시설 조립 공사 현장. 공사중이니 주차를 금지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정목 기자

안동시가 현장 상황을 비롯한 사고사례 등의 여러 정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부산지방국토청 관계자는 “조만간 현장 실사를 통해 유속과 수심, 계절별 평균유속과 유량의 변동 등을 검토할 것”이라며 “안동시가 제시한 고정방법이 안정성에 맞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허가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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