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을 맡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이 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2~3월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연합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1순위였던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 일정을 보류했다.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 임상 정보를 확인한 후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 방안을 다시 확정하겠다는 취지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2~3월 시행계획’을 발표하며 “우선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 고령층 집단시설의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와 종사자를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한다”며 “만 65세 이상 연령층에 대해서는 백신의 유효성에 대한 추가적인 임상정보를 확인한 후에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종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의 이번 결정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에 대한 효과 논란이 이어짐에 따라 신중히 결정을 내린다는 의지로 점쳐진다.

해당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고령층 참여자가 충분하지 않았던데다가 백신의 효능을 증명할 자료마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조건부 판매가 승인된 유럽연합(EU) 국가 중 상당수는 ‘고령층 백신 효능’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구하며 65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 등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대상을 65세 미만으로 한정하고 있다.

또 폴란드는 이보다 낮은 60세 미만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가한 상태며, 벨기에의 경우 55세 미만으로 더욱 낮다.

반면 이탈리아의 경우, 55세 미만에 대해서만 우선 사용을 권고했지만 최근에는 55세 이상이라도 건강하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의견을 바꾸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문가들은 백신 효능에 대한 통계적인 입증이 부족한 점은 인정하지만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WHO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65세 이상에게도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알레한드로 크라비오토 SAGE 의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백신 효과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이 그룹의 (접종에 대한) 반응이 그보다 낮은 연령대 그룹과 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한국에서 열린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해당 백신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유럽, 영국 등 50여 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안전성과 면역원성이 확인됐다.

특히, 중증질환 및 사망 예방 효과도 확인돼 중증 예방과 사망 감소라는 예방접종 목표에 부합하는 백신이라는 점을 명백히 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와 관련 정 추진단장은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안전성과 항체를 형성하는 면역반응은 확인했으나 65세 이상의 임상시험 참가자 수가 적어서 백신군·대조군에서 감염자 수 발생이 매우 적어 효과성에 대한 통계적인 의미를 도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해 추가적인 효능 정보를 확인한 뒤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 시행계획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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