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의 세상이야기] 말도 되지 않는 입법 남발, 이래도 되나
[유천의 세상이야기] 말도 되지 않는 입법 남발, 이래도 되나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 승인 2021년 02월 25일 16시 06분
  • 지면게재일 2021년 02월 26일 금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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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여권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입법 폭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자칫 국가를 유린할 수 있는 위험까지 안고 있다. 절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의 입법 남발은 강경파 의원들에 의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강욱 열린 우리당 대표 등이 발의한 일명 ‘윤석열 출마 방지법’(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국가 공무원이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까지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회부된 개정 법률안에는 공직자 가운데 검사·판사는 1년 전 사퇴하도록 해 놓았다. 다른 공직자는 제외하고 유독 판·검사만 해당이 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법안을 이른바 ‘윤석열 출마 방지법’으로 불리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한 것을 겨냥한 법이라는 해석이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윤 총장은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차기 대선에 출마하기가 어렵다. 이 법안을 낸 최강욱 의원은 선거 한 달 전 청와대 비서관에서 물러나 출마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다. 야권에선 단 한 사람의 출마를 막기 위해 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입법을 빙자한 폭력행위라고 주장했다. ‘소도 웃을 입법’이라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도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할 여지가 있는 등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최근 국회에 보냈다.

전국 검사 2천 여명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도 헌법상 수사와 인신구속 권한을 맡긴 검사의 권한을 없애고 기소와 재판 관리만 하도록 해 놓고 있다. 사실상 껍데기만 남겨 둔 셈이다. 정권 비리 등 주요 범죄 수사에서 검찰을 완전히 배제시키고 있다. 이 법안을 주도하는 의원들의 일부는 불법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기소된 사람들이 포함돼 있다. 야권에선 “도둑이 오히려 눈을 부라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국회에서 “대통령께서 주신 말씀은 크게 두 가지”라며 “올해 시행된 수사권 개혁이 안착되고, 두번째는 범죄 수사 대응 능력·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검찰 수사권을 없애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지난 23일 황운하·김남국·최강욱 의원 등 여권 초선의원 16명이 참여한 ‘행동하는 의원 모임 처럼회’가 개최한 중대범죄수사청 공청회에서 ‘검찰 개혁’과 관련한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 위원들과 박범계 법무장관과의 당정협의에서도 이 법의 ‘속도 조절론’이 나왔으나 양측 입장이 갈려 6월 법안 통과의 강행으로 치닫고 있다. 신현수 민정수석도 민주당 인사들에게 이 법안의 급격한 폐지에 반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기관 개편을 두고 당청간 파열음이 커지는 모양새다. 대통령의 령(令)이 서지 않는 레임덕의 모습이 보인다. 24일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지사까지 “속도 조절론의 청와대 입장이 있더라도 이 법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게 맞다”고 당 편에 가세했다. 친문에서도 레임덕이 생기고 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특별법’을 들고나온 국회가 ‘매표(買票)를 위해 어디까지 타락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가덕도 신공항을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 박겠다”고 했다. 이런 여야의 기세에 지난 19일 국회 교통위에서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25일 법제사법위원회, 26일 본회의 처리가 예고돼 있다. 2030년 부산 월드 엑스포 전의 개항에 맞춰 사전타당성조사는 물론 예비타당성조사, 기본. 실시설계까지 건너뛰는 특혜를 담았다. 국토부가 올해 초 국토위원들에게 제출한 ‘국토부 가덕공항 보고’에는 건설 소요예산이 부산시가 주장하는 7조5천억원의 4배에 이르는 28조6000억원에 이른다는 추산을 내놓았다. 말도 되지 않는 입법 남발에다 레임덕까지 겹치면서 국가의 근간이 뒤흔들리고 있다. 누가 이 난세를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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