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당을 떠나면서 차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4·7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당권을 거머쥐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 지도부는 안정적인 대선 체제를 구축하고 정권교체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게 된다.

현재 세부 일정은 유동적이다. 벌써 여러 경우의 수가 거론된다.

첫 번째는 원내대표 선거를 먼저 치르고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방안이다.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직접 당권에 도전할 경우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주 원내대표는 다음 주께 자신의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경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출마를 정하지 않았다. 의견을 더 들어볼 것”이라고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는 김기현·권성동·유의동·김태흠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반대로 주 원내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고 다음 달 30일까지 임기를 마칠 경우 그가 대표 대행을 맡은 상태에서 조기 전당대회가 추진될 수도 있다.

현재 주 원내대표 외에도 윤영석·정진석·서병수·조경태·권영세·홍문표 의원 등이 당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김무성·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 도전설도 나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내 정치 일정이 순탄하게 흘러가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선 승리를 위한 최적의 지도체제를 두고 이견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영남당’ 논란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포스트 김종인’ 체제의 지속적인 보수 혁신을 주문했다. 특히 지역 정당 한계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영남 보수에 대한 견제로 읽혔다.

‘젊은 리더십’의 기치를 들고 초선인 김웅·윤희숙 의원 등이 직접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초선 지역구 의원 상당수조차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기반으로 한 상황에서 ‘영남 꼰대당’ 이미지 탈피론을 영남 출신 배제로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우리 당 주류가 영남인데, 대표든 원내대표든 영남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라며 “영남 없이 대선을 치르는 것은 정치공학적으로 불가능”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시도 등이 맞물리면 경우의 수는 한층 더 복잡해진다.

당내에서 국민의당의 흡수 통합과 윤 전 총장 유인을 고려해 ‘선 통합 후 전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안 대표의 국민의힘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반대로 ‘선전대 후통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엇갈린다.

이 외에도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 지도체제’냐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권한이 분산되는 ‘집단 지도체제’냐를 두고 당내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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