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대선판이 요동을 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볼 때 내년 대선전에는 민주당 후보, 국민의힘 후보, 제3지대 윤석열 후보로 이루어질 전망이 짙다. 이럴 경우 제한된 비여권 표를 야권 후보끼리 나눠 가지게 된다. 이 등식이면 정권교체는 가물거린다. 국민들의 절대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다양한 의견을 들은 후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낱 명분에 불과해 보인다. 이미 제3지대용 캠프 설치를 사실상 결정한 상태로 보인다. 지난 18일 윤석열 캠프 이동훈 대변인이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 했다가 이틀만인 19일 사퇴를 했다. 이 대변인이 윤 전 총장의 속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국민의힘 입당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것이 사퇴를 하게 된 동기로 보인다. 이때 윤 전 총장 측은 이미 국민의힘 입당에는 미련을 버린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21일 경제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을 대선 캠프에 영입하고 22일에는 공보라인에 최지현 변호사(사법연수원 32기)를 부대변인으로 보강했다. 사실상 독자 노선을 걷는 모습이다.

대선판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6말 7초’쯤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힐 것으로 예측된다. 최 감사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원회에서 여당의원들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의를 받고 “제 생각을 정리해 조만간 밝히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의 성격상 ‘대선 꿈’이 없으면 한마디로 “아니다”고 답변을 했을 것이다. 사퇴 후 국민의힘 입당이 유력해 보인다. 최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하게 된 계기는 김오수 검찰총장 임명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정설로 꼽힌다. 최 원장은 최근의 문재인 정부 인사를 보고 “이러다가 국가의 법치가 무너질 수 있다”고 한탄했다는 것. 그래서 대선 출마를 자신의 소명(召命)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최 원장은 지난해 7월 청와대가 법무부 차관을 그만두고 변호사로 활동하던 김오수 현 검찰총장을 차관급인 감사위원으로 제청해 달라고 최 원장에 게 두 차례나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감사원의 중립성을 해칠 수 있다며 청와대의 요청을 모두 거부했다고 한다. 당시 김 총장은 조국·추미애 전 법무장관 편에 선 친여 성향의 인사로 분류됐다. 그런 김 총장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말 검찰총장으로 임명하자 최 원장은 “이념이 나라를 망친다”며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것. 이 밖에도 최 원장은 정부의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권의 전방위 공격을 받은 것에서도 정치참여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 당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집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했다”고 했고 민주당에서는 “감사원이 정치를 한다”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입당 불발에 대비한 ‘대선 플랜B’를 마련해 둔 것도 최 감사원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것. 많은 국민들은 윤 전 검찰총장의 ‘전언정치’ X파일 등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가면서 자연 감동적인 스토리가 많고 월성원전 감사 등에서 보여준 강직한 모습의 최 원장으로 민심이 쏠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윤 측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7월 중 국민의힘 입당을 기정사실화 했다가 최근 들어 입당설이 사라졌다.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보다는 중도인사, 탈문(脫文)인사, 진보세력까지 아우르는 ‘빅 텐트’ 정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29일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나면 캠프 진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대선판은 여권 후보, 국민의힘 후보, 제3지대 윤석열 후보가 맞붙게 된다. 누가 국민으로부터 차기 대권의 임자로 점지될 것인가. 국민들은 대의멸친(大義滅親) 할 수 있는 인물에 표를 던져 이 나라를 바르게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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