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꽃 피운 농촌문화, 관광산업까지 책임진다

<글 싣는 순서>
△‘귀농 1번지 경북’ 활력이 솟는다
△콩 심은 데 이젠 돈 난다
△들판이 꿈을 키우는 무대로
△좋은 먹거리 소비자가 먼저 안다
△농업의 첨단화 ‘스마트 팜’
△‘맞춤형 상품 개발’ 영농조합법인
△농촌 활력소 ‘귀농·귀촌 유치지원사업’
△청년정착과 관광 육성 방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이 지구촌을 강타하자 주요 수출국들이 한 때 농산물 수출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면서 농업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40세 이하 청년 농가가 전체 농가의 1%도 되지 않으면서 농업에 대한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저마다의 꿈을 품고 농부의 길을 선택한 일부 청년농가에서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농촌문화를 이뤄내며 젊은 농촌으로 도약하기 위한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농업은 1차로 수확한 농산물을 내다 파는 것이 아닌 지역 특산품과 연계한 가공과 체험, 관광 상품으로까지 이어지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직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막내농부 박정욱(37) 대표

△농업을 관광상품으로... 온 가족이 즐기는 키즈팜 ‘막내농부’

경주에서 키즈팜을 운영하는 박정욱(37) 막내농부 대표는 올해로 귀농 12년 차다.

귀농이라 할 것도 없이 대학교 졸업과 함께 농부의 길을 걷기로 한 그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농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 사업계획서를 발표자료 형식으로 만들어 설득하고 체험 형식의 농장을 만들어 연평균 2만 명의 체험객이 다녀가는 지역을 대표하는 키즈팜으로 성장했다.
 

경주시 천북면 막내농부 농가에서 재배되고 있는 딸기. 대부분 체험객들의 수확물로 판매되고 있다. 막내농부

주요 생산품목은 딸기와 방울토마토지만 온라인 판매나 직거래 등의 판매방식이 아닌 체험객이 직접 수확해 가져가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주시 천북면 모아리에 있는 막내농부 키즈팜 모습. 체험장은 5월까지는 딸기체험 이후로는 방울토마토 체험으로 구성돼 있으며 쿠킹클래스와 피자만들기 와플만들기, 베이킹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고구마 케기 등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막내농부

체험장은 5월까지는 딸기체험 이후로는 방울토마토 체험으로 구성돼 있으며 쿠킹 클래스와 피자 만들기 와플만들기, 베이킹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여름에는 물놀이, 가을에는 고구마 캐기 등 계절별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체험 비용은 프로그램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으로 딸기수확의 경우 1인당 1만5000원, 다른 수확체험 프로그램은 1만 원 등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굳이 홍보하지 않더라도 입소문을 타고 번지면서 재방문과 소개방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 대표의 성공 비결은 체험객의 불편함을 해소함과 동시에 체험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통해 체험객의 요구사항을 현장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이다.
 

경주시 천북면 모아리에 있는 막내농부 키즈팜 모습. 기존 체험농장의 단점을 보완해 오픈한 막내농부 키즈팜은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타고 인근 대도시에서의 체험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막내농부

지금은 시설 좋은 키즈팜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지만 박 대표가 키즈팜을 세울 당시인 2013년만 해도 일반적인 체험농장은 불편하고 덥고 어른이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는 데다 수확체험만 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런 점을 보완한 것이 박 대표만의 색깔이 담긴 키즈팜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당시에만 해도 유일했던 막내농부 키즈팜이 벤치마킹을 통해 지금은 전국의 여러 곳에서 비슷한 형식의 키즈팜이 생겨난 계기가 됐다.

박정욱 대표는 농업을 지역 관광과 연계하는 방안을 지금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우선 더 많은 체험객이 다녀갈 수 있도록 온실을 확장하는 한편 다녀간 체험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서비스 마인드를 높이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체험객이 크게 줄었지만 지역 호텔과 연계한 농촌 체험객 유치 관련의 의뢰도 꾸준히 들어오는 만큼 농촌체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지역의 젊은 창농인들이 체험 농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대도시민들이 농촌 체험을 하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보인다”며 “지자체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농촌체험을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농업을 관광과 접목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농촌에도 젊은 인구들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전용호 교수

△'농업도 과학이다' 연구결과를 바로 현장으로...안동대 대기만성 프로젝트

지난 2월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농업기술원이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대학의 연구 아이디어를 농업현장에 바로 적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기만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상호 협력을 통해 확실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취지다.

대기만성 프로젝트는 흔히 알고 있는 사자성어인 ‘대기만성(大器晩成)’과 다른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로 ‘대(대학)기(기술원)만성(大技滿成)’의 뜻을 담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로 농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대학의 집적된 연구역량을 농업현장에 융합하기 위해 1팀 1 교수제로 5명의 교수가 6개의 협력과제에 참여해 단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전용호 교수 연구팀. 대기만성 프로젝트6개 협력 과제 중 ‘청년농업인 농-학-관 협력시스템 및 드론방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협력과제로는 △청년농업인 농-학-관 협력시스템 및 드론 방제사업과 △최신 스마트팜 수경재배 기술연구 △고추 스마트팜 적용 수경재배 개발 △인삼 ICT 적용 시설 생육모니터링 및 원격제어기술 △전통 농업문화 미디어 박물관 조성 등으로 향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아이디어 사업을 지속해서 발굴하는 것이 과제다.

장기화하는 코로나 19와 지난달 안동지역을 중심을 발생한 과수화상병 등의 여파로 아직 연구성과는 미비하지만 농업 전반의 어려움을 대처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대학의 집적된 연구 역량과 농업기술원의 현장 실용 연구기능의 융·복합을 통해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전용호 교수 연구팀. 대기만성 프로젝트6개 협력 과제 중 ‘청년농업인 농-학-관 협력시스템 및 드론방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국립안동대학교 식물의학과 전용호 교수는 “농업현장에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스마트팜과 같은 전문화되고 과학화 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농업을 이어가는 것이 현명한 방안”이라며 “약제 도포의 경우에도 획일화된 정책을 현장에 일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닌 지역별, 상황별 실정에 맞는 적절한 분석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현장에 접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생산자가 생산한 것을 집에서 사 먹었다면 앞으로는 내가 먹는 음식이 어떤 것인지 직접 체험하거나 재배해서 먹으려는 움직임이 보이기 때문에 젊은 창농인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농을 하게 되면 농업의 장래가 밝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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