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대선일이 가까워져 올수록 국민들의 관심도 비례해서 커져야 한다. 이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내년 3월 9일에 치르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시간이 갈수록 국민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국가의 최대 중대사일 뿐만 아니라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이달부터 정치권이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으나 여야 예비 후보들은 집안싸움에만 골몰하는 소모적 논쟁만 벌이고 있다. 국민들이 보고 듣고 싶어 하는 후보자들의 정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직 있는 것은 ‘네 죽고 내 살자’식의 당내 경쟁자 깎아내리기의 네거티브만 요란할 뿐이다. 국민들이 싸움질에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 많은 국민은 코로나 사태로 핍박해진 생활과 경제활동 위축으로 미래를 가늠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대선 후보들로부터 코로나 국난 극복의 비전과 시대정신을 기대했으나 찾아 볼 수가 없다는 평가다. 여야 대권 지지율 1위를 오르내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잇따른 구설에 휘말리며 대통령 자질에 의심까지 주고 있다. 현재로선 미래 대통령의 이미지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공통의 견해다. 두 사람 모두 자승자박의 길을 가고 있다. 이 두 후보를 대체할 만한 경쟁력과 능력을 갖춘 후보도 지금으로써는 보이질 않는다. 국민은 내년 대선에서 ‘이 사람이다’하고 표를 던질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다. 난망한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선두 주자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부터 ‘명낙대전’이라는 소모적 논쟁을 이어오고 있다. ‘김부선 스캔들’을 시작으로 ‘형수 욕설’,‘노무현 적통논쟁’, ‘경선 불복’,백제 발언‘,’도지사 찬스’ 등 이 지사를 둘러싼 온갖 네거티브가 오갔다. 잇따라 이 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한 사실이 불거지면서 ‘명낙대전’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황씨 사태’는 지난주 내내 여권을 휩쓸었다. 이 전 대표 캠프에서 황씨에게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하자 황씨는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 “이낙연측 사람들은 인간이 아닌 짐승”이라고 맹공격했다. 여기다 이 지사가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황씨와 함께 지방에서 유튜브 콘텐츠용 ‘떡볶이 먹방’을 촬영한 사실까지 드러나 정치적 위기까지 겪었다. 이 전 대표도 이 지사의 네거티브에 집중하면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정책 비전을 거의 보여주지 못하고 친문 강성 쪽의 눈치만 보는 자기 철학이 없다는 비평과 함께 ‘대통령 자질이 없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 대표가 당내 대선 주자들과의 갈등으로 정치권 초유의 적전 분열의 모습을 보였다. 당내 지지율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 캠프와 이 대표 간의 싸움이 가관으로 치달았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기습입당’, ‘’당 일정 보이콧‘,’탄핵 발언‘, ‘대선후보 토론회 참여 거부’, ‘돌고래·멸치’발언 ‘이 대표가 윤 전 총장과 통화내용을 녹취해 공개했다’는 의혹,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곧 정리된다’ 는 이 대표의 통화발언 폭로, 윤 캠프측의 ‘비대위 구성’ 논란 등의 자중지란으로 당과 윤 전 총장 등에 대한 이미지가 낙하 직전까지 왔다. 여기다 윤 전 총장 대체재로 거론됐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언론으로부터 “준비가 안 된 후보”라는 혹평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5% 선에 머물고 있다. 최근 들어 지지율 4-5% 선에 머물던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가 무섭게 치고 올라와 당내 후보들 중 윤 전 총장(28.4%)에 이어 20.5%선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지지층은 ‘무야홍’을 외치는 20~30대라는 분석이다. ‘무야洪’(무조건 야당은 홍)이든 ‘무야 尹’이든 ‘무여 李’든, 국민의 마음을 잡는 자,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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