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이 대명천지에 로또의 수십 배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일확천금의 벼락부자들이 대한민국 수도권에서 생겼다. 하루종일 폐지를 주워 1-2만원의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해 가는 영세노인들의 입장에서나 서울에서 집 하나 마련하기 위해 평생의 월급을 모두 모아야 되는 2030 세대들에게 이 투기꾼들은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국회의원, 전직 고위 법조인 아버지를 둔 2030 세대 금수저 아들과 딸은 6~7년간 일하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고 15억원에 거래되는 아파트를 7억원에 분양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도배질을 했다. 돈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들도 모두 정당하게 주고 받았다고 당당하다. 이런 세상이 요즘 우리 사회 실상이다.

돈 잔치를 벌인 화천대유(火天大有)라는 회사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로 참여해 수천억원의 떼돈을 벌어 회사 대주주 김만배씨와 그 가족, 지인 등 주주 7명에게 총 출자금 3억5000만원의 1153배에 달하는 4040억원이라는 거액의 배당금 잔치를 벌였다. 1인당 적게는 101억원에서 많게는 1208억원 씩 돈방석에 앉았다. 함께 개발 사업에 참여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공 몫으로 가져간 배당금은 1830억원에 불과하다. ‘화천대유’ 이 회사의 이름부터가 일반회사 이름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주역 64괘 중 14번째 괘의 이름을 갖다 붙였다. 뜻은 대단하다. “하늘이 도와 대업을 이루게 한다”는 풀이다. 자회사 천화동인(天火同人)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도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의 배당 수익을 올렸다. 천화동인도 주역 13괘에서 따온 이름으로 “천하의 인재들이 뜻을 모아 큰일을 도모한다”는 풀이다. 이들 회사들이 사업을 시작한 시기에 개발을 주도한 성남시장이 유력한 대선 주자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다.

지역의 이 작은 개발회사에 쟁쟁한 법조인들이 줄줄이 고문직을 맡았다.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이는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검, 자문 변호사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이다. 이들의 연결고리를 보면 박 전 특검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모 변호사가 로비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를 맡았다. 강 전 검사장은 남 변호사 구속 기소 당시 소관지역인 수원 지검장이었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이끈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무죄 판결을 주도했으며 김 전 검찰총장도 성남 대장동 지역을 관할하는 수원지검장을 지냈다.

당시 화천대유가 돈 잔치를 뿌린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화천대유에서 6년간 근무를 하고 퇴사를 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31)도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곽 의원은 아들 문제가 불거지자 탈당을 했다. 7년째 이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은 회사가 보유한 84㎡ 아파트 1채를 최근 분양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금은 7억원 선이라고 한다. 현재 이 아파트의 호가는 15억원 안팎이다. 박 전 특검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돼 활동했으며 2016년 화천대유 고문직을 맡았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화천대유에서 벌어진 천문학적인 배당금 잔치를 벌인 주체와 배경은 놓아 두고 곁가지를 들추어내며 요란하게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 정부를 비판한 ‘시무 7조’의 글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진인’ 조은산은 “이제 성남시 대장동 게이트는 국민적 분노의 대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재명 도지사는 토건세력의 척결과 불로소득의 환수를 주장하지만 저 스스로 ‘델타 변이’ 기득권이 되어 화천대유라는 신흥토건 세력에 4000억원의 불로소득을 안겨 주었다”고 주장했다. 조용헌 건국대석좌교수(명리학자)는 “화천대유에 수천억원의 대박이 나니까 한국사회 엘리트들이 다 모여들었다. 대장동이 ‘뇌천대장’괘로 천둥 번개가 치는 ‘토르’의 점괘이다. 이 번개를 맞고 이재명이 살아날 수 있을까”라고 썼다. 그리고 그는 “(이 지사가) 여배우의 점(點)을 통과하고 나니까 토르의 점(占)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 점괘의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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