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28%의 대충격’.

이것은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의 책임논란 중심에 선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0일 득표한 민주당 대선경선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나타난 정치권의 반응이다. 국민 24만8880명이 지난 6-10일까지 닷새간 참여한 투표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28.3%였다. 종전 1·2차 국민선거인단에서 이 후보가 받은 평균 득표율 55%대에 비해 절반가량 떨어진 수치다. 지난 10일 3차 투표 결과를 발표한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마저 “내가 잘못 읽었나 하고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고 말할 정도로 이재명 지사의 득표율이 낮게 나왔다. 그만큼 예상외의 결과였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28% 쇼크’에 민주당측은 다양한 해석들을 내놓았다. 역선택의 야권 개입론, 조직 투표론, 중도층 이탈론 등 갖가지 해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득표보다 2배 이상이나 많은 62.3%의 득표를 한 이낙연 캠프측은 “국민이 대장동 비리 게이트에 이재명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표로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 캠프측은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이 드러나는 시점에 진짜 민심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지적을 했다. 일부 언론과 야당 정치권 쪽에서 보고 있는 분석과 괘를 같이했다. 지난 9-10일 아시아경제가 의뢰한 설문조사에서도 56.5%가 대장동 의혹에 이 후보에게 책임이 있다고 응답해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했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11-12일 3차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후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다는 선거인 604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 중 누구를 내년 대선에서 지지할 것인가의 설문에서 이재명을 선택한 이는 14.2%, 윤석열을 선택한 이는 40.3%로 나타났다.

민심은 무서운 것이다. ‘28% 쇼크’는 천문학적인 대장동 비리게이트에 국민들이 분노를 하기 시작했다는 징조다. 경선 기간 중 민주당 이낙연 캠프의 설훈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방송에서 ‘이재명 후보 구속 가능성’의 발언까지 할 정도로 이 후보의 책임론을 대 놓고 밝혔다. 이 후보가 3차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자신의 책임론이 야권에서 대두되는데 대해 “한전 직원이 뇌물 받으면 대통령이 사퇴하느냐”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사업”이며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일“ 이라고 되받아쳤다. 소도 웃을 것 같은 해명에 많은 국민들이 공분을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후보의 이런 해명은 말이 되지도 않고 논리도 없고 궤변과 비약으로 제정신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장동 의혹에 분노하지 않는 국민이 없을 정도다. 이 분노를 어떻게 진정 시킬 것인가. 민간 사업자에게 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배당금이 돌아가도록 개발 이익 배분 구조를 누가 직접 설계를 하고 관리 감독기관의 어느 선에서 이를 용인했는지 철저한 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기도 하다. 정부는 수사력을 집중해 빠른 시간안에 이 거대한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 문 대통령도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지 않았는가.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 발언을 특검 회피용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국민을 ‘무지렁이’로 보고 “우리가 하는 일을 너희는 알 필요가 없다”는 식의 안하무인격 정치의 끝은 격분한 국민의 ‘분노의 화염’에 종말을 맞을 것이 뻔하게 보인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된다.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적인 인물인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가 ‘대장동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1208억원) 절반은 ‘그분’ 것이다”고 한 ‘그분’이라는 인물은 누구인가. 김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그분’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말을 바꿀 만큼 ‘그분’이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추정된다. 시중에는 ‘그분’이 천화동인의 실제 소유주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국민을 ‘무지렁이’로 보고 대장동 비리의혹을 설계한 ‘그분’의 실체를 하루빨리 밝혀라. 국민은 무지렁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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