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위원장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에 김한길 전 민주당공동대표의 삼각편대로 편성, 통합형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안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선대위 인사 문제 등으로 ‘국민의힘 윤석열호’가 자칫 ‘선장 없는 개문발차’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명간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 선언이 없으면 총괄 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두고 선대위 추가 인선을 발표하고 선대위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22일 윤 후보가 야심 차게 평균 72세인 올드보이로 꾸린 선대위 구성안이 처음 알려졌을 때 정치권에선 “역대급 중량 인사들을 영입해 선대위의 위상과 중도 확장세에 변화의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올드보이의 귀환” “그때 그 사람 인선”이란 혹평도 나왔다. 한때 이들 3인은 한국 정계를 쥐락펴락했던 경륜을 갖고 있다. 윤 후보는 이들을 앞세워 여권에서 이탈한 중도표를 가져오겠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미래보다는 과거의 색채가 짙은 인물들이다.

국민이 윤석열을 야당의 대선 후보로 뽑은 것은 정치에 때 묻지 않은 신선함과 새 정치 비전을 바라는 뜻과 문재인 정권에 분노하고 실망해 정권교체를 열망한 덕분일 것이다. 김종인을 비롯한 이번 선대위는 국민의 이런 기대와는 거리가 멀다. 더욱이 선대위 구성에서 “내가 전권을 쥐어야 한다”는 줄다리기가 보름 가까이 이어졌다. 이를 지켜본 국민은 구태가 되살아났다며 고개를 돌린다. 마치 ‘신이 내려 준 능력’이라도 있다는 듯 왜 그렇게 오만한가. 지금 윤 후보 주변에는 여의도 정치인만 들끓고 젊은 층은 보이질 않는다. 청년층 표심을 잡을 젊은 인재는 찾을 수가 없다. 2011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세의 젊은이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영입했다. 그 이준석이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가 됐다. 국민의힘이 선거 승리를 위해선 선대위 인선도 중요하나 문제는 정권교체다. 등소평의 ‘흑묘백묘’책도 차용해야 할 만큼 중차대한 순간이다. 이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MZ세대를 돌아보아야 한다. 전체 국민의 34%를 차지하는 1200만명(2019년 기준)에 이르는 이 유권자를 의붓자식처름 대할 때가 아니지 않으냐. 윤 후보는 선관위 인선에 쓰는 노력의 30%라도 MZ세대에 쏟아 붓는 정성을 보여라. 경력이 화려한 선대위만 갖춘다고 표가 절로 모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표를 모으는 신(神)이 아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최종경선에서 여론조사에서는 이겼으나 당원 투표에 패해 대선 후보가 되지 못한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는 ‘무야홍’ 펜들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 ‘무야홍’ 펜들은 시간이 갈수록 세를 불리고 있다. 홍 의원이 지난 14일 만든 2030세대 정치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이 일주일 만에 대박을 터뜨렸다. ‘청년의 꿈’ 게시판에는 지금까지 10만 개에 육박하는 글이 올라오고 플랫폼 출범 일주일 만에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체급을 키웠다. 흡사 토네이도를 연상케 한다. 홍 의원과 2030세대가 직접 소통하는 젊은이가 묻고 홍 의원이 대답하는 ‘청문홍답’(靑問洪答)과 반대의 ’홍문청답‘(洪問靑答)에는 지금까지 조회 수가 최대 1000만뷰를 넘어서고 있다. 청년들이 ‘바이든도 80에 대통령 하는데 67세의 홍준표도 대선에 또 나올 수 있다’는 글에는 홍 의원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잠들기 전까지 한 걸음이라도 더 간다”며 2027년 차기의 속내를 비추기도 했다. 인적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원팀을 제안한 상태이나 홍 의원은 아직까지 대답이 없다. 이제 윤 후보가 할 일은 홍 의원을 찾아가는 삼고초려를 해야 한다. 홍 의원도 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국민의힘을 떠난 ‘홍준표’가 차기를 기대할 수가 있겠느냐. 윤석열을 돕는 것이 ‘2027년의 홍준표’를 돕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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