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에 원료 공급 못받아…일부 라인 생산 차질

화물연대 파업 5일째를 맞아 구미공단 섬유업계는 원료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해 공장가동 중단 위기에 놓여 있다.

17일 구미상의 등에 따르면 섬유업계를 비롯해 당국은 이날 오후 2시 화섬업계 조업중단 사태에 대비해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실무책임자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폴리에스테르 원사와 필름을 생산하는 구미공단 섬유업계는 원료 부족에 따른 공장가동 중단 위기로 심각한 경영난을 맞고 있다.

울산과 여천석유화학단지에서 폴리에스테르 원료(TPA)를 공급받고 있는 구미공단 섬유업계는 24~48시간 정도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원료만 확보한 상태다.

국내 10개 화섬업체 가운데 6개 업체가 자리잡고 있는 구미공단 섬유 기업들은 이날 오후까지 추가 원료 반입이 없을 경우 절반가량은 18일부터 공장가동을 멈춰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에 자리잡고 있는 한 화섬업체 관계자는 "아예 원재료가 들어오질 못하니 답답할 지경이며 모든 화섬업체가 마찬가지다"며 "이러다간 며칠 내로 모든 가동을 중단하게 생겼다"며 흥분했다.

구미공단 내 한 화섬업체는 지난 14일부터 원료 반입이 중단되면서 일부 화섬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다.

코오롱도 많은 물량을 운반하지는 않지만 회사 소속의 화물트럭이 4대밖에 없어 원료 공급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이미 일부 라인의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평소 원료 재고가 2주일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3~4일분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서 "이미 일부 라인의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가동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화섬업체들도 마찬가지다.

TK케미칼(옛 동국무역 합섬공장)이나 효성, 성안, 웅진케미칼 등의 업체들은 원료난을 호소하고 있다.

화섬업체들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주부터 조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TK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하고 있지는 않지만 오늘 하루 정도 견딜 수 있다"며 "내일부터가 정말 걱정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화섬업의 특성상 한 번 조업을 중단하면 재가동까지 1주일 가량이 걸리고, 자칫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해 해외업체에 시장을 빼앗길 우려가 있어 화섬업체들은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의 운송중단으로 사정이 어렵기는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지만 구미공단의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전자업체는 화물 운송이 중단되더라도 확보된 부품이나 재료로 당분간이나마 공장을 가동할 수 있어 물류 대란을 발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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