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물어본다. 왜 새해 벽두부터 국민의 마음을 새카맣게 타들어 가게 만드는가. 무슨 권한으로 40%를 상회하는 높은 지지율을 두 달 만에 20%대로 까먹고 뒤늦게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며 엎드려 큰절을 하나. 나라의 운명이 어떤 지경에 와 있는지 알고나 있는가. 몇 년 전 국감장에서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 된 사람이 “정의와 공정”을 내세워 문 정부와 대척점에 섰던 그 기개와 정의는 어디로 갔는지 묻고 싶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높은 국민의 지지에 윤 후보가 한껏 오만해진 결과가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해보길 바란다. 오만함은 윤 후보뿐만 아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소위 ‘윤핵관’들이었다. 이들은 마치 정권을 쟁취나 한 것처럼 차기 정권 요직과 보선·지선 공천권을 둘러싼 권력 투쟁으로 지새운 오만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왔다. 본인들은 부인 할지 모르나 국민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고 그래서 과거 보수정권과 다를 바 없었음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 결과다. 윤 후보가 선대위의 대대적 쇄신 작업 속에서도 당내에선 계속 서로 물어뜯는 소리가 새어 나오는 등 끝까지 자리 암투의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후보가 선대위 전면 개편을 하고 있으나 과연 얼마만큼 국민의 마음을 돌릴 것인지 유권자는 주시하고 있다. 이번에는 아집과 오만과 권력욕에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우리는 ‘오만’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 정권교체는 무망하다.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5년의 임기 안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밝힌 후 퇴임을 몇 개월 앞둔 현재 국민들은 ‘어떤 나라’를 경험하고 있는가. 국민을 두 쪽으로 갈라치고 부동산 정책은 집 없는 사람은 평생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들고 많은 대학 졸업생이 첫 직장이 ‘백수’가 되고 온전한 원전에 탈원전이라는 환경정책을 덧씌우고 있는 이 현실을 국민은 보고 있지 않은가. 여기다 민노총과 전교조에는 ‘치외법권’ 시 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 북한에는 굴종하고 미국과 일본을 멀리하는 망국적 행보를 문 정권은 계속하고 있지 않은가. 이를 지켜본 국민은 나라의 운명이 어찌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느냐고 장탄식을 하면서 윤 후보에게 벼랑 끝에 내몰린 국가의 운명을 건져 줄 것을 바라며 50%가 넘는 국민이 정권교체의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왜, 국민의힘은 이 같은 유권자의 절절한 애국심을 한 줌의 지푸라기에 불과한 권력욕에 매달려 밤낮으로 암투를 벌이며 애타는 민심의 절규를 배반하는 최악의 망동(妄動)을 보이고 있는가.

문재인 정권 재창출을 외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보라. 조령모개식 공약을 남발하면서도 최대한 몸을 낮춰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지 않는가. 이 후보는 신년 여론조사 지지율이 ‘골든크로스’(역전 현상)를 보였음에도 한껏 몸을 낮추고 선대위에도 자리다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럼에도 계륵(鷄肋)의 존재가 되어가는 이준석 당 대표는 정권교체와 정치개혁의 대의를 저버리고 한때 당무를 거부하며 부산과 제주도로 잠행까지 하는 망동을 부리고 최근에는 내부총질의 경거망동까지 불사하는 해당 행위를 벌이는 모습은 과거 친박과 싸우다 당 직인을 갖고 부산으로 잠적한 김무성 전 대표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지금까지 ‘샅바 싸움’을 벌이는 윤석열·이준석 간 자존심 싸움도 최종 책임은 당무 우선권을 가진 윤 후보에게 있다. 권력의 수직화가 몸에 밴 윤 후보는 검사의 체질을 하루빨리 벗고 모두를 포용하는 정치인이 되어 국민이 소환하고 있는 역사적 소명을 겸허히 받아들여 정권교체의 채찍을 휘둘러야 한다. 국민의 여망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역사의 죄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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