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음성이라도 방역수칙 이행"

기자가 직접 써본 자가검사키트. 한 줄로 음성이 나왔다. 약국과 편의점에서 1인당 1회에 5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신속항원 검사를 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신속항원 검사의 정확도에 의문도 커지고 있다.

신속항원검사 제품은(키트) 실험실에서 진행된 성능평가에서는 ‘민감도 90%와 특이도 99%’로 허가를 받았지만 검사 조건이 통제되지 않는 현실에서는 민감도가 크게 떨어져 감염자를 놓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78%는 PCR(유전자증폭) 검사에서 감염자로 확인되고 있어서 PCR 검사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감염자 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선별진료소에서 시행되는 신속항원검사는 하루 30만 건 정도다. 감염 의심자가 동네 병·의원 등에서 받거나 스스로 해보는 검사도 있어서 30만 건을 훨씬 넘는 검사가 날마다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신속항원검사를 거쳐 8만3000여 명이 확진됐는데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의 12%에 해당하는 숫자다.

신속항원검사 양성이 PCR에서 최종적으로 판정되는 비율(양성예측도)은 78%로 10명 중 8명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아 정확도가 높은 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신속항원검사는 근본적으로 ‘위음성(가짜음성)’문제를 안고 있다. 15분 만에 검사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 6시간이 걸리는 PCR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방역당국이 오미크론이 유행하기 전 신속항원검사를 활용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기자가 직접 써본 자가검사키트. 약국과 편의점에서 1인당 1회에 5개까지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민감도가 90%, 특이도가 99% 이상인 검사키트에 대해서만 국내 사용을 허가했다. 민감도 90%는 PCR 검사로 확인된 ‘진짜 감염자’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했을 때 90%는 양성 판정을 받는다는 것이고, 특이도 99%는 ‘진짜 비감염자’를 검사했을 때 99%가 음성 판정을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험실을 벗어나 개인별 증상 유무와 검사 환경, 검사 숙련도, 기온 등 다양한 조건이 간섭을 일으켜 제품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떨어진다. 특히 민감도는 감염자를 감염자로 판정해 내는 능력인데 민감도가 떨어지면 가짜음성 판정이 일부 나올 수도 있다. 따라서 가짜음성 판정으로 감염자가 격리되지 못하고 지역사회를 활보하는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달 26일 “(현장에서 사용해본 결과)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면서 민감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시점에서는 PCR 검사를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당국도 자가진단 뒤 음성이 나오더라도 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

신속항원검사가 하루 30만 건이상 시행되고 있지만 검사현장에서 음성 판정자의 양성 가능성을 확인할 이유가 없으므로 정확한 가짜음성 데이터는 없기 때문이다.

대신 음성 예측도(신속항원검사 음성이 최종 음성일 확률)를 제시하면서 음성이 나오면 실제로도 대부분이 음성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음성예측도는 이론적으로 감염자 비율이 1%인 상황에선 99.9%, 10%인 상황에선 98.9%로 매우 높다.

단, 현재 신속항원검사에서는 대부분이 음성 판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가짜음성이 1%만 나오더라도 절대적인 수로는 작지 않은 규모가 된다.

정부는 위음성 한계를 인정하지만 “확진자가 폭증하는 반면 치명률은 낮아지고 있어 저위험군 감염자까지 PCR 검사로 일일이 찾아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서는 위음성 문제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PCR 역량을 늘리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전문인력 교육, 장비, 시설이 필요해 단시간 내에 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 2년간 검사능력을 하루 5000건에서 80만 건으로 단계적으로 늘려왔으며, 단기적인 목표는 85만 건이다. 신속항원검사 없이는 향후 하루 수백만 건의 PCR 검사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음성이라도 마스크 쓰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하고, 필요한 경우 반복하여 검사 시행하고,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서 진료·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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