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13일 뒤면 새 대통령 시대가 열린다.

내로남불의 정권, 문재인 정부도 사실상 끝이다.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나라를 지난 5년간 지긋지긋하게 경험한 국민 가운데 50%가 넘는 유권자들이 정권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 국민의 열망을 담아 ‘정권교체’를 화두 삼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일주일 만에 단일화를 철회했다. 이유는 “윤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일화 무산에 대해 어느 쪽 책임을 묻기 전에 과연 두 쪽 모두 민주당 정권을 대체할 정권교체에 목적을 두었는지 묻고 싶다. 윤·안 두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모두 갖춘 인물에는 많이 모자라는 부문이 있음을 본인들도 인정할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두 후보에게 단일화를 이루기를 바라며 지지를 하고 있다.

단일화를 무산시킨 두 후보는 국민의 참뜻을 배반했다. 대권이라는 잿밥에만 욕심을 둔 듯하다.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했을 당시 국민 지지율이 윤 후보에게 4배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그 상황에서 단일화를 제의한 것은 ‘역선택을 포함한 여론조사’의 등을 타고 단일후보가 되어 보겠다는 ‘속셈’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율 차이가 4배 가까이 나는 후보 간의 단일화에서 지지율이 높은 쪽이 ‘갑’의 위치인 만큼 ‘을’의 후보가 굽히고 들어오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례였다. 윤 후보 측도 ‘갑’의 위치에서 안 후보 측에 최선의 모양새를 보였어야 했다. 지켜보는 국민을 위해서도 안 후보에게 합당한 단일화의 조건을 제시했어야 했다. “답답하면 굽히고 들어 올 것이다”는 태도는 ‘갑’의 위치에 있는 후보자의 자세가 아니다. 대권을 꿈꾸면 포용의 정치를 보여야 한다. 안 후보가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지만 선거일 전까지 끝났다고 볼 수가 없다. 아직도 시간은 남아 있다. 대의를 위해 윤 후보가 굽혀야 한다. 지금은 정권교체가 절체절명의 화두다. 안 후보도 정권교체의 초심을 되살려라. ‘한다. 하지 않는다’의 잦은 번복 행위는 정치인에겐 독약과 같다. 지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두 후보를 주시하고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안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하차를 하고 실시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08%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24.03%, 국민의당 안철수 21.41%,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6.76%를 받았다. 홍준표-안철수 후보가 단일화했으면 ‘문 정권’이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당시 범보수 진영에서 두 후보에게 단일화를 간곡히 요청했으나 두 사람 모두 일축했다. 지지율이 문 후보와 호각세였던 안 후보는 특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 됐다.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또다시 민주당 정권에 어부지리를 얻도록 할 것인지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의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노래를 불러온 안 후보가 아니었나. 이번에는 윤 후보와 함께 정권교체의 기치를 올리는 ‘참된 안철수’의 모습을 보여라. 그러면 국민들은 안 후보를 잊지 않을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즐겨 쓴 ‘대도무문 천차유로(大道無門 千差有路) 투득차관 건곤독보(透得此關 乾坤獨步)라는 글을 새기며 대도를 걸어라. -큰길에는 문이 없으나 갈래 길이 천(千)이로다. 이 빗장을 뚫고 나가면 하늘과 땅에 홀로 걸을 것이다-.

국민은 아직도 ‘안철수’ 하면 진흙밭과 같은 험한 정치판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올바른 정치인의 삶을 걸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임을 기억하고 있다. 더 이상 양심에 반(反)함이 없는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한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반드시 하늘과 땅이 알아주는 시기가 온다. 서둘지 말 것이다. 윤 후보 역시 반 문재인의 상징 인물로 오늘의 위치에 서 있는 만큼 정권교체의 대의에 몸을 바쳐라. 정권교체 없는 윤석열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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