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4시 예주문화예술회관 무대

배우 김성녀

김성녀의 30여 년 연기 내공을 확인할 수 있는 ‘벽 속의 요정’이 오는 5월 14일 오후 4시 예주문화예술회관 무대에 펼쳐진다.

극 중 총 12곡의 노래가 곁들여지는 이 작품은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독특한 형식을 갖고 있다. 오랜 세월 연극과 뮤지컬, 마당놀이 무대를 두루 섭렵한 김성녀의 연기력과 한국적 음색이 돋보인다.

원작은 스페인 내전 당시의 실화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나라 상황에 맞도록 각색했다. 번안을 반대했던 원작자가 한국 공연을 보고 ‘또 다른 하나의 위대한 작품’이라며 극찬했다.

이야기는 1950년대 말, 아이가 벽 속에서 누군가의 소리를 들으면서 시작된다. 아버지 없이 행상을 하는 어머니와 살던 아이는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게 되고 요정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아이가 성장하는 수십 년의 세월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김성녀는 다섯 살 어린이부터 요정·엄마·노인까지 다양한 배역을 소화한다.

우리 전통극을 현대적 맥락에서 부흥시키는 연출가 손진책의 탁월한 연출력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객석에서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계란 팔이 장면과 극 중 극인 그림자 인형극 ‘열두 달 이야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칠순을 넘긴 배우 김성녀(72)가 ‘1인 32역’의 모노드라마로 춤과 노래는 물론, 치밀하고 탁월한 연기로 32인의 얼굴을 선보이며 ‘김성녀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이 공연은 ‘살아있다는 건, 아름다운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

김성녀의 ‘벽 속의 요정’은 2005년 올해의 예술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11년에는 공연 전문가 선정 ‘죽기 전에 봐야 할 공연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매 공연마다 전회 기립 박수를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영덕군민과의 뜻깊은 소통의 자리도 함께 마련되었다. 본 공연 전날인 5월 13일 오후 7시 배우 김성녀의 특별 강연 ‘김성녀의 인생’이 열릴 예정이다.

관람료는 VIP석 3만원, R석 2만원, S석 1만원이다

한편, 영덕문화관광재단은 올해 김성녀의 ‘벽속의 요정’ 뿐 아니라, 개그맨 김현철의 ‘유쾌한 클래식’, 이홍렬의 ‘여보, 나도 할말 있어’, 자전거를 탄 풍경의 송봉주가 결성한 ‘수줍은 오빠들’ 콘서트, 유니버셜 발레단의 신작 ‘더 발레리나’ 등 20여편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최길동 기자
최길동 기자 kdchoi@kyongbuk.com

영덕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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