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장 후보 TV토론
배 "제 3부지 물색 등 중재 중" 구 "안일한 행정대응·주민 불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 북구청장 후보자토론회에 참석한 배광식(오른쪽) 국민의힘 후보와 구본항(왼쪽) 무소속 후보가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를 주고 받고 있다. 대구MBC 유튜브 캡처

대구 북구청장 선거에 나선 배광식 국민의힘 후보와 구본항 무소속 후보가 ‘이슬람사원 건립’ 문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26일 대구MBC에서 진행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북구청장 후보자토론회 자리에서다.

구 후보는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이슬람 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언급하며 ‘안일한 행정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이슬람사원 건립 중단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무슬림과 대현동 주민 갈등은 여전하다”면서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마을 한복판에 다중시설이 들어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배 후보는 “이슬람사원 문제가 법정으로 간 것은 구청장으로서 유감”이라며 “구청에서 한 해 처리하는 건축 허가 건수가 몇백 건 되는데, 과장한테 전결 위임이 돼 있다. 이슬람사원 문제는 건축허가가 난 이후에 들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후 현장을 점검했고, 그 지역은 민가가 밀집한 지역이기에 어떤 종교시설도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법원소송에서 우리 구가 패소했지만, (건축예정지) 땅을 우리 구가 사들이겠다고 제안하면서 이슬람 건축주 측에 제3부지 물색을 제안하는 등 중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구 후보는 이전할만한 적합부지가 없을 것이라며 안일한 행정대응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또 “북구청이 공사중단 명령을 했더라도 어쨌든 (갈등이) 발생해버렸다”며 “주민이 구청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 후보는 “옛날부터 이슬람 신도들이 집을 사들여서 계속 종교활동을 하고, 주변 주민이 민원을 제기한 상황이 없어서 과장이 (허가를) 내준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이슬람을 배척하는 게 아니라 주민 생활에 불편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끝까지 책임을 지고, 주민의 편에서 중재하려고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슬람사원 건축과 관련된 각 후보의 구상은 준비된 공통질문에서 다시 이어졌다.

사회자의 질문에 구 후보는 “건축허가 전 최소한 분쟁의 소지가 있는지 면밀하게 살폈어야 한다”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허가를 내어준 구청이 더 큰 문제”라고 배 후보를 저격했다. 또 “건축허가 행정 행위 전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저는 발로 뛰는 구정을 하면서 이런 부분이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배 후보는 자국민 보호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갈등 논의 과정에서 자국민에 대한 보호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이슬람 신도들도 한국 국적이 있지만, 피해 주민은 모두가 우리나라 국적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택이 밀집한 지역 한복판에 집 두 채 정도를 들어내 이슬람사원을 한다는 자체는 어떤 종교가 들어와도 맞지 않다”며 “(사원건립 장소는) 제3의 부지를 물색해 옮기고, 현재 부지는 구청이 땅을 사서 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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