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 현수막·근조 화환 빼곡
전국 각지서 조문 행렬 이어져

대구 달성군 송해기념관에 마련된 송해 선생 임시분향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오전 9시께 대구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송해기념관 앞.

지난 8일 송해 선생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곳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이뤄졌다.

달성군과 송해공원사랑모임(이하 송사모) 관계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조문객들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먼저 송 선생의 분향소를 알리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현수막이 입구와 진입로도 걸렸다. 지역사회와 각계 인사들이 보낸 근조 화환도 하나둘씩 분향소 곳곳에 채워졌다.

분향소는 송 선생이 분홍색 꽃이 만개한 배경 앞에서 환하게 미소 짓고 있는 영정 사진이 놓였다.

기념관에 마련된 기념품 전시판매장은 애초 내일부터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추모 인파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돼 이날부터 문을 열기로 했다.

직원 5명은 송 선생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액자와 도서·음반·머그컵 등을 판매대에 채워 넣었다.

오전 9시 55분께 이른 시간이지만,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영정 앞에 엎드려 절을 하고 두 손 모아 간절한 마음으로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 화성에서 조문을 온 유병달(71)·박영순(67·여)씨 부부는 “평소 송 선생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 비보 소식을 접하고 이날 새벽 1시 대구에 도착했다”면서 “쪽잠을 자고 송 선생의 가묘도 들린 뒤 분향을 마쳤다”면서 고인을 추모했다.

구미에 사는 60대 여성 A씨도 “별세 소식을 듣고 남편과 함께 지난 8일 밤 미리 왔다”며 “10일까지 분향소에 머무르다가 갈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고인에 생전 삶의 희망을 줬다는 찬사도 이어졌다.

박준영(65)·이연주(59·여)씨 부부는 “송 선생은 역사의 산증인이고, 선망의 대상이다”고 전한 뒤 “늘 웃음을 잃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오신 송 선생을 보면서 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고재선(53)씨는 “비보 소식을 전해 듣고 북구 대현동에서 분향소까지 자전거를 타고 45㎞를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송 선생님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전달해주고, 긍정적 메시지를 줘 정말 감사하다”며 “편안하게 하늘나라에서 쉬시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송사모’가 적힌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자원봉사자 7명은 음료와 커피를 나눠주는 등 조문객들을 도왔다.

이들은 송사모 자원봉사자들로 지난 2016년 송해공원이 조성됨과 동시에 옥포읍 주민들 중심으로 결성됐다.

6년 전부터 송사모에서 자원봉사한 이양숙(66·여)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송해공원에서 환경미화와 교통정리를 하고있다”며 “석옥이 여사가 별세했을 때도 봉사했다”고 말했다.

석길홍 송사모 회장은 “옥포읍 기세리는 충주 석씨의 집성촌”이라며 “석 여사가 집안의 누님이고 송해 선생의 처남”이라고 밝혔다. 그는 “송해 선생과 각별한 친분으로 2018년부터 회장으로 활동하며 송사모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객들은 헌화 하고 방명록을 작성했다. 50장 분량의 방명록 두 권이 삽시간에 다 채워졌다. 분향소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13분께 “헌화하기 위해 마련된 꽃 200송이가 사용됐다”고 귀띔했다.

한 조문객은 ‘전국노래자랑 방청하러 갔을 때가 생각난다”며 “모든 이들의 눈높이를 맞추면서 일하던 모습이 존경스러웠고, 나태해가는 저를 다시 다독이고 열심히 살겠다’고 적었다.

다른 조문객은 ‘달성을 빛내고 세계를 알려 국위선양 한 선생의 업적은 길이 빛날 것’이라는 글을 남기는 등 등 송 선생을 그리워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송 선생의 영결식은 10일 새벽 4시 30분, 발인은 새벽 5시 엄수된다. 장지는 송해공원이다.

운구차는 서울을 출발해 오전 11시께 김천에 위치한 화장터로 향한다. 그 뒤 오후 2시께 송 선생의 유해는 송 선생이 생전에 마련해둔 송해기념관에서 350m 떨어진 가묘에 안장된다.

이곳에는 아내 석 여사와 석 여사의 오빠가 잠들어있다. 안장에 대비, 굴삭기를 동원해 가묘까지 가는 길을 다듬고, 장지 벌초 작업을 마쳤다.

한편 송해기념관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는 추모 인파가 몰림에 따라 오는 12일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